<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피라미드 상공 6년 전 英 '레드 애로스'도 날았다는데
‘레드 애로스’ 2016년 피라미드 상공서 펼친 것은 전시비행
‘피라미드 에어쇼’는 첫 개최…외국군 에어쇼는 블랙이글스 처음
KAI 수출팀, 런던·폴란드 찍고 이집트서 FA-50 홍보 피날레
정충신 선임기자, 카이로(이집트)= 국방부 공동취재단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이집트 기자지역 대피라미드 상공에서 30여분간 총 24개의 기동 등 고난도 곡예비행을 펼치며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관람객들은 중국산 K-8E ‘카라코럼’ 8대로 구성된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Silver Stars)’와 합동비행을 선보인, 동급 기종 최강인 T-50B 8대로 구성된 블랙이글스의 현란한 곡예비행에 연신 “코리아 원더풀”을 외치며 박수를 보내는 흐뭇한 광경이 연출됐다.
공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측에 따르며 이집트 정부는 4500년 역사의 ‘국보급’ 피라미드 보호를 위해 피라미드 상공 비행허가가 까다로워 이집트 공군 외 외국군 에어쇼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집트가 대피라미드 인근에서 ‘피라미드 에어쇼 2022’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며, 외국군 에어쇼는 블랙이글스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블랙이글스가 아프리카 상공을 비행한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블랙이글스의 피라미드 상공 곡예비행 장면이 보도된 지난 4일 군사 마니아들은 “외국군 특수비행팀의 피라미드 상공에서의 본격적인 에어쇼는 처음이지만 피라미드 상공을 블랙이글스가 처음 비행한 것은 맞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언론에서 ‘미군도 못 간 피라미드 상공…블랙이글스가 날았다’ ‘첫 외국 공군, 피라미드 위 날다’ 등 블랙이글스가 외국군 최초로 피라미드 상공을 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영국 ‘레드 애로스’ 2016년 피라미드 상공 전시비행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대표는 “실제 영국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스(Red Arrows)는 2016년 기자 피라미드 상공에서 촬영등 목적으로 전시비행(展示飛行)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이집트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음에도 피라미드 상공 비행허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다소사의 라팔 전투기도 프로모션 촬영을 피라미드 상공에서 한 적이 있다. 더구나 1981년부터 시작된 미국와 이집트 연합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 훈련 때마다 미국 F-16 등이 우정비행을 하며 피라미드 상공을 비행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상공에서 외국군으로는 최초로 현란한 에어쇼를 본격적으로 펼친 사실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집트가 기자지역 피라미드 인근에서 처음 개최한 에어쇼에 한국 공군을 첫 에어쇼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한국 조종사들 실력과 국산 초음속 항공기(T-50B)의 우수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 영국-폴란드-이집트 블랙이글스 결합 FA-50 수출 마케팅 대성공
‘K-방산’으로 주목받는 국내 방위산업계가 아프리카·중동 일대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이집트와의 협력 고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5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따르면 KAI와 방위사업청, 공군으로 구성된 민·관·군 방산 수출팀은 지난달 15일 영국에서 출발해 폴란드를 거쳐 이집트에 이르는 수출 마케팅 일정을 진행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영국 리아트·판버러 에어쇼와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 등으로 상공에서 현지 시선을 사로잡는 사이 땅에서는 경공격기 FA-50 등 국산 무기 수출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졌다.
영국 판버러 에어쇼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블랙이글스가 화려한 공중기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직후 한국에서 낭보가 날아온 것이다.“KF-21 보라매 전투기가 최초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 전시관에는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안현호 KAI 사장이 공식 발표한 ‘FA-50 경공격기 1000대 수출 계획’도 덩달아 각국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방문한 3개국 중 폴란드가 FA-50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대 등 약 20조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해 가장 주목받은 가운데 이집트는 앞으로 사업을 펼칠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집트 방산 협력 잠재력은…“한국 기술력과 결합 시 최상”
KAI 수출혁신센터장 이봉근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이집트와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할 바탕을 마련했다”고 이번 방문의 의의를 설명했다.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통틀어 최대 군사 강국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집트는 훈련기와 전투기를 교체할 계획이어서 FA-50은 물론 신형 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 수출까지 가능한 나라라는 평가다.
이집트 내 각종 훈련기의 잠재적 소요는 100여 대에 달해 현재 미국 다음으로 큰 ‘대형 시장’이다. 한국과 이집트는 올해 초 K-9 자주포 수출 계약 이전부터 FA-50 수출과 현지 공동생산 방안을 협의해왔다. 1인당 국민소득이 4000 달러 수준이라 산업 경쟁력이 낮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이미 1964년 음속 2배 이상의 초음속 제트 전투기 시제기를 제작했던 국가이기도 하다.
M1A1 전차는 1360대를 보유해 미국 다음으로 보유량이 많으며, 대부분 자국 내에서 면허 생산한 제품이라 방위산업 생산 경험도 풍부하다. 수출팀은 이런 경험과 잠재력에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고, 한국이 기술을 제공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이집트군의 수요를 맞추고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상무는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권에서 최고의 방산 능력을 갖춘 국가”라며 “공동 생산과 정비 계약이 이뤄지면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주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환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이집트가 세계 역사에 최초로 기록된 전투인 기원전 1457년 메기도 전투부터 군사적 혁신을 주도했다면서 “오늘날에도 인구나 자원 측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이집트와 교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한국 기술력과 이집트 잠재력의 결합은 최상의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팀은 내주 필리핀으로 이동해 수출 마케팅을 재개한다. 블랙이글스도 합류해 마닐라 상공을 누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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