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가 폼나지 말입니다

젠며드는 트렌드 속에서 서로의 표현 양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남성은 치마와 하이힐 같은 관념적인 아이템에 흥미로운 시선으로 접근한다면, 여성은 카모플라쥬처럼 야성적인 패턴에 눈독을 들인다고 할까. 그런 이유에서 밀리터리 룩은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을 터.

가족이나 지인 중 군필자가 있다면 제복을 슬쩍 입어봐도 좋겠지만, 이미 다양한 디자인의 결과물이 시중에 포화해 있으니 괜한 부탁은 넣어두자. 원하는 아이템을 손에 넣었다면 무엇보다 당당한 애티튜드로 Y2K 감성을 제대로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폼나는 밀리터리 스타일링으로 호랑이 기운을 뽐낸 스타들을 참고해보자.

당연히 처음은 낯설 수밖에 없을 것. 부담스럽다면 입고 벗기 쉬운 아우터부터 소화해보자. 비비는 밀리터리 크롭 재킷에 언발란스 버튼 디테일의 데님으로 늘씬한 실루엣을 과시하는가 하면, 컬러풀한 패턴 비니를 착용해 경쾌한 느낌을 강조했다.

밀리터리의 매력은 헤리티지와 빈티지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란이는 프린팅 탱크톱과 루즈 핏의 롤업 청바지로 힙한 스트리트웨어를 연출했으며, 자연스럽게 풀어헤친 헤어에 올드 톤의 카모 볼캡을 푹 눌러써 시크한 인상을 풍겼다.

강렬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오마이걸의 미미는 스팽글 패치와 옷핀 장식의 슬리브리스 톱과 카모 팬츠로 남다른 센스를 발휘했으며, 스터드 벨트, 벨리 체인, 핑크 메쉬 볼캡, 서클 이어링 등 화려한 액세서리를 더해 극강의 레트로 무드를 완성했다.

90년대 보급된 소위 개구리 군복은 특유의 멋을 자랑한다. 박산다라는 블랙 재킷에 와이드한 카모 조거 팬츠를 매치하여 걸크러쉬 모먼트를 공개했으며, 유니크한 네온 백과 분홍색 매듭이 돋보이는 하이탑 운동화로 반항적인 이미지를 뽐내 보였다.

화려한 일탈에 젖어보자. 효린은 비비드한 그린 스윔웨어에 카모 쇼트 팬츠를 레이어링해 에너제틱한 무드를 발산했다. 여기에 골드와 진주 조합의 주얼리로 퍼포먼스 요소를 추가했으며, 복부의 십자가 타투와 블루 네일아트로 섹시미를 자아냈다.

무조건 중성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 모모랜드의 주이는 핑크 홀터톱과 핸드 워머 셋업으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배가시키는가 하면, 러프한 카모 스웻 팬츠에 스포티한 아이웨어와 스웨이드 웨스턴 부츠를 코디하는 반전 패션을 선보였다.

이진주 기자 lzz422@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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