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파포' 강상재, DB산성 부활 이끌까?

김종수 2022. 8.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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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프로미 주전 파워포워드 강상재(28‧200cm)는 플레이스타일은 물론 캐릭터적인 요소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선수다.  절친 최준용 등과 함께 KBL 신세대 흐름을 이끌어가는 선수중 한명으로 꼽힌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전자랜드에 지명받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려대 시절부터 최상급 4번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이후 꾸준하게 프로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익히 잘 알려진데로 강상재의 최대 장점은 슈팅력이다. 최근 공간을 넓게 쓰는 전술이 유행하면서 빅맨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슈팅력이 요구되고 있는 추세다. 강상재는 학창시절부터 일찌감치 슈팅력좋은 빅맨으로 이름을 알렸다. 포지션과 관계없이 슈터 역할을 많이했던 선수답게 슛터치, 릴리즈 등 슛에 관한 스킬에 있어서는 어지간한 스윙맨 이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들슛, 3점슛 등 공간만 생기면 정확도 높은 슛을 림에 꽂는다.


이러한 강상재의 스트레치 포워드로서의 가치는 최근 있었던 아시안컵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수비시 골밑을 지키고 공격시에는 멀리서 슛을 던질 수 있는 강상재의 존재로 인해 대표팀 강점인 장신 포워드진의 활용폭에 더욱 탄력이 붙었고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순수하게 정통적 4번으로서의 가치는 높지 않을지 몰라도 자신이 가지고있는 장점을 잘 살려 쓰임새가 높은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강상재는 2021~22 시즌을 앞두고 선수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된다. 트레이드를 통해 데뷔팀 전자랜드를 떠나 DB로 둥지를 옮기게 된 것이다. 기존 김종규(31‧206.3cm)가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강상재까지 합류한지라 주변에서는 ‘DB 산성이 다시 재건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가대표 빅맨이 둘이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평가였다.


결과적으로 둘의 조합은 아직까지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강상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8경기에서 평균 9.32득점, 2.42어시스트, 6.16리바운드로 통산 평균보다 조금 나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소속팀 DB는 8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핵심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함께 나올시에도 제대로된 조직력이 발휘되지 않은 이유가 컸다.


특히 김종규라는 국가대표 빅맨과 함께 했음에도 높이에서 타팀을 압도하지 못한 점은 DB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강상재, 김종규, 외국인선수 라인이 골밑을 탄탄하게 지키는 가운데 허웅의 외곽슛이 펑펑터지는 그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름값만큼은 최고였지만 실속이 부족했다.


올시즌 역시 DB의 주전 라인업은 나쁘지않다. 간판스타 허웅이 떠나기는 했지만 기존 주전 가드 두경민(31·184㎝)이 돌아왔다. 백업으로는 박찬희가 대기중이다. 확실한 주전급 토종 빅맨 둘에 앞선 화력을 책임질 수 있는 공격형 가드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전력은 어떤 팀과도 해볼만하다.


골밑 장악력, 득점 효율이 좋은 드완 에르난데스(26‧208cm)와 활동량, 받아먹기에 능한 레나드 프리먼(27‧198cm)의 외국인선수 조합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강상재, 김종규와 더불어 빅맨 4명의 스타일이 모두 다른지라 돌아가면서 조합을 맞추고 시너지를 살린다면 상당한 파괴력이 기대된다. DB 산성을 재건하기에 손색없는 빅맨 구성이다.

 

 

 


강상재는 신세대 플레이어의 원조격 선수답게 빼어난 기량과 더불어 넘치는 개성을 감추지않고 표출하는 스타일이다. 그러한 유형으로 유명한 선수로는 몇몇이 있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다. 쇼맨십, 끼 등은 다른 개성파 선수들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상대가 누구든 눈치보지않고 도발하는 전투력 만큼은 단연 발군이다.


농구계는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이다. 최근들어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후배간 예의 등은 처세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강상재는 그런면에서 자유로운 영혼임을 자주 드러냈다. 단순히 선배를 의식하지 않는 것을 떠나 먼저 도발하고 싸움까지 불사하려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보였다.


대학 시절 최준용과 SNS 대화중 하승진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가하면 2017~18시즌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대선배 신명호와의 몸싸움 도중 등과 뒷목을 팔뚝과 팔굽부분으로 마구 가격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닌 격투기에서나 볼듯한 파운딩을 대놓고 날려댄 것이다. 신명호가 어이가 없어 쳐다보자 한치의 당황함 없이 마주 노려보며 지켜보던 이들을 아연실색케했다.


강상재의 싸움꾼 기질은 외국인선수도 가리지않았다. 2018~19시즌 정규시즌 LG전에서는 넘어져있는 상대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를 내려다보며 몸을 가로질러 건너갔다. 이같은 행동은 국내, 외국 가리지않고 매우 비매너적인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이렇듯 이제까지의 강상재는 기량적인 부분보다 불미스런 일로 더 유명세를 떨쳐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강상재는 지난 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슛거리가 긴 4번의 특성상 어떤 유형의 빅맨과도 조화가 잘된다. 김종규와의 동시 출전시 호흡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로테이션이나 다양한 전술을 통해 최대한 좁힐 문제다.


스타트는 좋다. DB는 4일 원주종합체육관서 있었던 고려대학교와 연습 경기에서 92-56으로 완승을 거뒀다. 두경민, 강상재, 김종규로 이어지는 빅3가 좋은 움직임으로 팀을 이끌었고 노련한 박찬희의 경기리딩 아래 정호영, 이준희, 이민석, 최승욱 등이 내외곽을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성장 가능성 높은 젊은피들이 에너지 레벨을 높혀준다면 기존 베테랑들과의 시너지를 통한 전력상승이 기대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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