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첫 전기.. 숨겨진 필름서 '삶의 조각' 찾기

최현미 기자 2022. 8. 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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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는 드라마틱한 예술가이다.

그 뒤로 그는 비비안의 사진을 사 모았다.

그러다 어느 날 비비안의 사진 몇 장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비비안의 삶, 그의 사진, 그를 추적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빈틈이 불러일으키는 상상까지 엮여 거대한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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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북하우스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는 드라마틱한 예술가이다. 사후에 재평가되는 예술가가 드물지 않지만 비비안은 특별하다. ‘한 편의 영화 같다’는 상투적 문장으로도 모자라다.

이 드라마의 시작은 2007년 존 말루프라는 청년이 시카고 경매장에서 비비안의 사진 상자를 구매하면서부터다. 그는 곧 이 무명작가의 사진 상자가 엄청난 보물임을 알아차린다. 상자엔 네거티브 필름이 가득했고 시험 삼아 인화한 사진은 그를 매료시켰다. 그 뒤로 그는 비비안의 사진을 사 모았다. 그러다 어느 날 비비안의 사진 몇 장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비비안 마이어’라는 이름과 생전에 보모로 일했다는 사실 정도만 빼놓고 그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그러다 말루프는 비비안 사진의 또 다른 대량 구매자인 제프리 골드스타인과 비비안 아카이브를 만들어가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두 사람이 모은 14만 장 중 인쇄 형태로 남긴 7000여 점 외에 비비안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4만5000장은 아예 현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정작 자신의 사진에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그는 어떤 예술가였을까.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비비안에 대한 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고 마케팅 경영자 출신의 저자 앤 마크스는 이 미스터리한 사진작가의 생애를 끈질기게 추적해 그의 삶과 예술세계의 조각들을 맞춰낸다. 그가 완성한 퍼즐에 따르면 비비안의 가족사는 행복하지 못했다. 알코올 중독자에 생활비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하는 아버지와 게으른 데다 까탈스러운 엄마, 게다가 그의 오빠는 조현병 환자였다. 그는 혹시라도 가족들이 찾아올까 두려워 숨었고 이 같은 어린 시절의 좌절은 결국 ‘저장장애’, 즉 감당할 수 없는 수집병을 일으켰다고 추리해나간다. 그는 창고 대여료 때문에 빚을 지면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수집했다. 특히 신문을 강박적으로 모았다. 저자는 그저 찍기만 하고 정리하지 못한 수만 장의 사진 역시 저장장애의 맥락에서 해석한다.

비비안에 대한 평가도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누군가에겐 다정했지만, 어떤 이는 무표정하고 친절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라고 기억한다. 어떤 비비안이 진짜 비비안일까. 여전히 안개처럼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가 거리 풍경부터 유명 스타, 정치인,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 뛰어난 사진작가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책에는 그의 작품이 함께 수록돼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볼 수 있다. 비비안의 삶, 그의 사진, 그를 추적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빈틈이 불러일으키는 상상까지 엮여 거대한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진다. 한 편의 영화, 아니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480쪽, 3만2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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