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저항과 연대

최현미 기자 2022. 8. 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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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는 제목은 책의 지향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피해자들이 연대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자는 선언이자 제언이다.

책은 성폭력 피해자에서 사법 활동가로 거듭난 '마녀 D'의 기록이다.

그는 가해자가 자신을 조롱하며 붙인 '마녀'를 닉네임으로 내걸고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사법 시스템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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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D 지음 동녘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는 제목은 책의 지향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피해자들이 연대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자는 선언이자 제언이다.

책은 성폭력 피해자에서 사법 활동가로 거듭난 ‘마녀 D’의 기록이다. 2010년 성폭력 피해를 당한 D는 4년이라는 고된 법정 싸움 끝에 성폭력 피해를 인정받았지만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남은 거라곤 무너진 언어, 악화된 건강, 단절된 경력, 끊어진 인간관계, 추락한 경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홀로 낙담하기보다 함께하는 연대를 생각한다. 4년 전 자신에게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면 덜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가해자가 자신을 조롱하며 붙인 ‘마녀’를 닉네임으로 내걸고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사법 시스템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성범죄 사건의 재판 과정을 따라가며 방청기를 쓰고, 시민의 눈으로 사법 시스템을 들여다봤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는다. 시스템이 망가지면 누구보다 피해자, 그중에서 가장 취약한 피해자부터 타격을 입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556쪽, 2만2000원.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노부타 사요코 지음 조지혜 옮김│그린비

일본 임상심리학자가 쓴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는 성폭력과 함께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가정폭력’을 직시한다. 책은 화목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가해지는 폭력을 분석한다. 그의 진단은 참 예리한데, 이런 것들이다. ‘언론은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학대는 보도하지만 아내가 남편에게 당한 폭력은 외면한다. 국가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참전 군인을 돕지만, 이들의 트라우마로 인한 가정폭력은 외면한다. 남성들은 강한 남성에 대한 강박 때문에 어머니에게 당한 폭력을 무시한다.’ 저자는 이 같은 폭력은 국가의 가족관으로 이어지는 문제라며 심리학이 아니라 정치학적 관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피해자를 저항자라는 시선으로 볼 것 또한 요청한다. 그래서 이 두 책은 그림자의 언어로 이어져 연대하고 있다. 216쪽, 1만6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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