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27년만에 금리 '빅스텝'..인플레 잡기 총력

김서영 기자 2022. 8. 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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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가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보고서에 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금리 인상 폭은 예견된 수준으로 1995년 2월 이후 최대다. 현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BOE는 작년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이후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렸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코로나19와 브렉시트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완만한 속도로 인상한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도 인상에 나서자 BOE도 결국 속도를 올렸다. 더불어 보유자산 매각 계획까지 밝혔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지만, 당장은 인플레이션을 더 심각하게 본 조치로 풀이된다.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높였고, 내년 중반까지 10%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당초 목표치인 2%를 크게 이탈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BOE는 가구 평균 에너지 요금이 현재 연 1971파운드(312만 원)에서 연 3500파운드(554만 원)로 약 70%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문제와 수요 증가도 원인이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 요인이 겹쳤다.

아울러 미국 등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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