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희망고문

김지은 기자 2022. 8. 5.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마지막 카드' 충청에 구애를 펼쳤다.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충청의 아들'이라 지칭하고,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본인의 지역구를 충남 서산·태안이라 강조하며 충청 발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어쩌면 국민의힘 지도부 또한 역대 선거 바로미터(기준점)이자 캐스팅보트(결정적 영향) 역할을 해온 충청에 '공감대'를 운운하며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지은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마지막 카드' 충청에 구애를 펼쳤다.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충청의 아들'이라 지칭하고,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본인의 지역구를 충남 서산·태안이라 강조하며 충청 발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기자생활을 할 때 '지연(地緣)'을 거론하며 공통점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은 그다지 바람직하게 보이진 않는다. 처음 보는 사이에 대화를 이어나갈 때 이만한 주제거리가 없다는 사실도 충분히 이해하며, 실제 생활에서 유용하게 써먹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연고주의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모습이라는 생각은 변함 없다.

어쩌면 국민의힘 지도부 또한 역대 선거 바로미터(기준점)이자 캐스팅보트(결정적 영향) 역할을 해온 충청에 '공감대'를 운운하며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충청권은 선거 향배를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지역으로서 정치권에서 막판 승부를 노리며 화력을 집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로미터보다 캐스팅보트 역할에 적합하다고 보여진다. 이는 그만큼 민심이 뒤바뀌기 쉽다는 얘기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 후반으로 폭락했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과 격차가 없거나 경합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시도 중 가장 마지막 일정으로 잡힌 이번 협의회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처음으로 지역 현안을 살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실제로 충청에 선물보따리를 풀어놓고 갔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요청한 수십 개의 사업에 대해 적극 '검토' '지원' 하겠다는 대답을 내놨다. 안 된다는 얘기 하나 없었다. 약속한대로만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일테다.

그러나 '충청 패싱' 사업이 너무도 많았기에 민심이 이들 약속을 순수하게 믿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만한 청사진을 이번 협의회에서 제시했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부디 이번엔 지역민의 소망을 악용하지 않기를. 희망고문에 그치지 말기를. 바로미터이자 캐스팅보트인 민심이 지켜보고 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