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김상규, KCC 성적의 숨은 변수?

김종수 2022. 8.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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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는 비시즌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이다. FA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 중 2명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모든 팀들이 탐내던 국가대표 4번 자원 이승현(30‧197cm)은 물론 KBL 최고 인기스타로 기량과 상품성을 겸비한 허웅(29‧185.2cm)까지 품에 안았다. ‘비시즌 FA 시장의 최고 승자’라는 평가가 과하지않게 느껴진다.


이승현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파워포워드다.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파워와 학창시절부터 검증된 투지를 내세워 골밑에서 전투적으로 싸우는 투사형 4번이다. 특히 몸싸움에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동 포지션 국내 선수들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외국인선수 수비까지 맡기도 한다.


전 소속팀 오리온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던 시절에는 자신보다 몇 체급 위인 하승진을 전담마크하기도 했다. 높이에서는 차이가 많이났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전을 통해 하승진을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거기에 이른바 BQ도 좋아 연차가 쌓이면서부터는 무조건 들이대기보다는 강약조절도 잘하고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통해 원숙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슈팅력에서도 꾸준히 발전을 가져가며 공격시에는 내외곽에서 전천후로 활약하는게 가능해졌다.


이승현의 진짜 가치는 본인의 기량을 넘어 팀을 강해지게하는 선수라는데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임에도 수비 등 궂은일에 헌신하는 것을 비롯 여전히 허슬플레이를 펼치는데있어 주저함이 없다. 거기에 다양한 스크린플레이를 통해 팀플레이의 다변화를 만들어준다. 타일러 데이비스, 라건아에 이승현까지 스크린을 걸어주면 KCC 공격패턴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 분명하다.


빅맨진의 스크린 플레이가 좋으면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것은 슈터진이다. 최근 국가대표진에서 킬러로 거듭난 허웅은 물론 기존 전준범, 이근휘까지 여러 선수들에게 시너지가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KCC를 우승후보로 꼽기는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강해진 골밑과 허웅의 가세는 분명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지만 기존 유현준, 이정현이 팀을 떠나게됨으로서 가드진이 헐거워졌다. 특히 양적으로만 많을 뿐 확실한 주전이 없는 1번 포지션은 대표적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상무에 있는 송교창(26·201.3cm)의 공백도 크다. KCC가 기존팀들의 견제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은 허웅, 송교창, 이승현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토종 라인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주전라인업으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개인의 기량은 물론 서로간 조합도 좋다. 아쉽게도 송교창은 올 시즌에는 상무에서 활약 할 수밖에 없는지라 진짜 KCC의 힘은 다음 시즌 중반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데이비스가 건강하고 이승현, 허웅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한다면 당장 올시즌부터 사고를 치지 말란 법도 없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1번 문제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주전급 가드를 수혈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베테랑 유병훈, 김지완이 평균적인 출장시간만 가져가줘도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이다는 분석이다.

 

 

 

 


KCC입장에서 이승현 효과를 온전히 보기위해서는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비스, 라건아로 인해 골밑부담이 줄어든 상태에서 출장시간까지 조절해준다면 최상이다. 체력이 비축된 이승현이라면 남는 에너지로 공격 등 다른 부분에서 공헌 할 것이 분명하다. 아쉽게도 송교창이 없는 상황에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승현이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KCC 포워드진은 경쟁팀들과 비교해 얇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상규(33‧201cm)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그는 KCC 포워드진의 유일한 장신 플레이어다. 큰 키에 신장대비 기동력까지 준수한 편인지라 포워드진이 얇은 KCC에서 3~4번을 넘나들며 전천후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높이를 활용해 골밑에서 활약하는 것에 더해 외곽슛도 준수한 편인지라 다양하게 쓰임새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야가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순간적인 패스센스도 나쁘지 않다.


최근 현대 농구의 트랜드는 적절한 로테이션이다. 빅맨에게까지 많은 활동량을 요구할만큼 전략전술이 다양해지면서 경기중 체력적 소모가 예전보다 더욱 커졌다. 주전에게만 의지하던 농구로는 장기레이스를 헤쳐가기 힘들다. ‘벤치가 두터운 팀이 진짜 강팀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승현같이 온몸을 불태워서 플레이하는 선수일수록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송교창이 함께한다면 부담이 덜하겠지만 현재 멤버구성상 포워드진에서 이승현이 짊어져야할 몫은 상당히 커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김상규가 때로는 함께, 때로는 백업멤버로 뒤를 받쳐주며 이승현의 짐을 덜어준다면 KCC입장에서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김상규 개인에게도 송교창이 상무에 가있는 지금이 기회다. 지난 시즌 김상규는 정규리그 47경기에서 경기당 21분 22초를 뛰며 평균 7.09득점, 1.19어시스트, 3.6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주요 기록 모두 개인 커리어하이다. 야투 성공률 또한 51.48%로 준수했다. 팀내 사정상 출장시간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큰지라 본인만 잘할 경우 데뷔후 첫 두자릿수 득점도 기대해볼만 하다. 김상규가 스탭업에 성공한다면 소속팀 KCC 역시 다크호스 이상의 성적도 가능해질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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