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간 펠로시.. 尹 "강력한 대북 억지력 징표"
트럼프 이후 첫 최고위직 판문점 방문
펠로시 "인태 질서 함께 가꾸자" 제안
한·미의장 "실질적 北 비핵화" 촉구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펠로시 의장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은 한·미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에 “한·미동맹은 특히 도덕성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펠로시 의장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해 양국 행정부와 의회가 긴밀히 협력하자고 언급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질서를 함께 가꾸자”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이 방한에 앞서 대만을 방문해 미·중 갈등이 격화한 만큼 방한 기간 해당 사안이 이슈화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만 관련 현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도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에 바탕을 둔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를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김 의장과 오전 11시55분부터 1시간10여분간 회담을 갖고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전문직 비자 쿼터 입법화 방안,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도 논의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 대표단으로 순방한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은 안보, 경제, 거버넌스”라며 “세 분야 모두 미국과 한국이 굉장히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한국이 지원을 보여준 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이어 주한미군 해병대 장병들과의 만남, 판문점 JSA 방문 등의 일정을 통해 북한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한 경고와 함께 북한 인권 문제 개선 촉구,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 권력서열 1∼3위의 최고위급 인사가 판문점을 찾은 것은 2019년 6월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하기 위해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늦게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장병들을 위로한 뒤 곧바로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했다. 의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펠로시 의장의 출국길에는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이 동행해 환송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 사랑재에서 이뤄진 펠로시 의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즉석으로 환송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김범수·조병욱·이창훈·박지원·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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