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오늘도 변함없이 종이책 팔아요!

한겨레 2022. 8. 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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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서사'는 군산의 시간여행마을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동네책방입니다.

일정한 시간에 책방 앞을 지나 일터로 향하는 동네 주민, 하루 두 번씩 책방 앞에 멈춰 서서 채소와 과일을 파는 트럭, 책방 옆 골목에 앉아 반나절을 보내는 할머니들, 책방 문을 닫을 무렵 모여드는 길고양이들. 이런 반복되는 일상이 시간여행마을의 매력이고 이곳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즐거움입니다.

이 지면을 통해 시간여행마을에 종이책을 판매하는 책방이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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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책방은요]우리 책방은요│마리서사

마리서사 낮 외관.

‘마리서사’는 군산의 시간여행마을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동네책방입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큰 변화 없이 머물고 있어요. 시간여행마을은 일제 식민지 시대 군산의 모습을 복원하거나 보존해 놓은 여행지입니다. 마리서사의 건물도 1920년대에 지어진 일본식 주택이에요. 군산으로 이주해서 이 건물과 마주쳤을 때, 해방 직후 박인환 시인이 종로에서 운영하던 마리서사가 떠올라 책방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고서점의 문화사>(혜안)에는 ‘마리’가 프랑스 시인 마리 로랑생을 의미한다고 나와 있고, 김수영 시인의 글에는 안자이 후유에의 시집 <군함 마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마리 로랑생과 안자이 후유에는 박인환 시인이 좋아하던 시인들입니다. ‘서사’는 책방을 의미합니다.

2017년 문을 열 당시에는 마을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어요. 요즘 세상에 책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책방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이웃 분들에게 책방의 수익은 걱정거리이지만 다행히 동네에 책방이 있어서 좋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책방 앞을 지나 일터로 향하는 동네 주민, 하루 두 번씩 책방 앞에 멈춰 서서 채소와 과일을 파는 트럭, 책방 옆 골목에 앉아 반나절을 보내는 할머니들, 책방 문을 닫을 무렵 모여드는 길고양이들…. 이런 반복되는 일상이 시간여행마을의 매력이고 이곳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즐거움입니다.

마리서사 밤 외관.
마리서사 입구 풍경.

놀랍도록 규칙적인 이곳에도 변화는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진열되는 책에서 비롯됩니다. 책방을 개업할 때에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 500여권을 준비했습니다. 그 이후로 월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새로운 책이 도착하는데, 그날 도착하는 책들이 책방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땐 저자와 책이 담고 있는 정신, 책의 외형과 제목을 살피고 또 살핍니다. 책방의 방문자들도 변화의 주인공입니다. 책방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아! 책 냄새 너무 좋아!”입니다. 매번 들어도 참으로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책방에 들어서면서 저마다의 목소리와 탄성으로 표현하는 이 짧은 말이 고요한 일상에 리듬으로 작용합니다.

마지막으로 책방에서는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2018년에는 동네 청년들과 <희열군산 HERE GUNSAN>이라는 무크지를 만들었고, 2020년에는 채만식 작가의 작품 <탁류>의 ‘군산 에디션’을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환경에 관심 있는 주민들과 ‘플라스틱프리 군산 프로젝트’를 실천했고 올해에는 ‘책에 더 가까이!’라는 이름으로 편집자, 독자, 서점원, 작가 들이 함께 종이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변화들은 책방 운영자만 알아채는 소소한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이곳에 책방이 있는 줄 모르는 주민들이 더 많은 것처럼요. 이 지면을 통해 시간여행마을에 종이책을 판매하는 책방이 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군산/글·사진 임현주 마리서사 대표

마리서사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5길 21-26
www.instagram.com/marie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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