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모자라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공교육 재앙

권영은 2022. 8. 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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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가 교사 부족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사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국 교육 근간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많은 주에서 교사들이 미국 역사와 인종차별, 젠더와 성적지향 등에 대해 발언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도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교사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국 공교육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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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급여, 사회적 인식 악화 등이 1차 원인
역사, 성적지향 등 발언 제한 입법도 영향
퇴역 군인  초빙 등 임시방편..학생들 피해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학교가 교사 부족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 4일 수업을 하거나 대학생·퇴역군인을 교단에 세우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어 미국 교육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사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국 교육 근간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게 나빴던 적이 없다" 주마다 교사 수천명씩 부족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교사 부족이라는 대재앙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교사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친 수많은 교사가 교단을 떠났고, 여전히 빈자리로 남아 있다. 여기에 팬데믹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관련 통계조차 없어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교사가 부족한지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일리노이주에서는 학교 10곳 중 9곳(88%)이 교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일리노이교육감협회(IARSS)가 지난 1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40개 교직이 공석이거나 자격 미달인 이들로 채워져 있다. 네바다주교육협회(NSEA)는 이달 초 기준으로 주내 17개 학군에서 약 3,000명의 교사가 충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댄 도미니크 미국학교행정가협회(AASA) 이사는 "이렇게 상황이 나빴던 적이 없다"며 "(교사 부족 문제는) 오늘날 교육현장이 당면한 제1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미국의 고질적인 교사 부족 문제의 원인은 한두 개가 아니다. 낮은 임금과 교사에 대한 존중이 낮은 사회 분위기가 1차적 원인이다. 최근 많은 주에서 교사들이 미국 역사와 인종차별, 젠더와 성적지향 등에 대해 발언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도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아울러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교단을 떠난 교사 수도 크게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 사이 공립학교 교직원 30만 명(전체의 3%)이 교단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랜디 웨인가튼 미국교사연맹(AFT) 회장은 "팬데믹 후유증과 함께 미국의 정치 상황이 교사 부족 현상을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한 학생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있다. 캘리포니아=AP

코로나19로 학력저하 심각한데… 임시방편만

각 주나 카운티는 저마다의 타개책을 모색 중이다. 우선 텍사스주의 2개 학군은 주 4일제 수업으로 전환한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대학생이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주법을 지난달 마련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발효된 주법을 통해 48개월 이상 복무한 퇴역군인이라면 학사 학위가 없이도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학군은 지난 학기 채용한 대체 교사 269명의 일부를 전임교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네바다주 클락 카운티는 초임 교사 급여를 7,000달러 인상하고, 다른 주에서 이주하는 신규 교사에게는 '전출 보너스'로 4,000달러를 주기로 했다.

이 지역의 헤수스 자라 교육감은 "개학이 코앞인데 여전히 교직원의 8%를 채우지 못했다"며 "교육청의 관리자가 대체수업을 하거나 강당이나 체육관에서 여러 반을 하나로 합쳐 수업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교육현장에서 안간힘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미봉책으로는 당장 애꿎은 학생들만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다. 교사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국 공교육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직 학교 치료사 다니카 밀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등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더 큰 학력저하를 부르는 건 아닐지 두렵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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