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빚투' 올인한 CEO, 회삿돈 1조2000억 손실 내고 사퇴

김동현 기자 2022. 8.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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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비트코인 시장의 대표적인 ‘큰손’으로 꼽히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 마이클 세일러(57)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빚까지 내 비트코인에 대거 투자했으나, 10억달러(약 1조3095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각) 마이클 세일러가 퐁 르 사장에게 경영권을 인계하고 CEO에서 사퇴했다고 2일 보도했다. 그는 1989년 회사 설립 이래 줄곧 CEO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사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손실액은 10억6200만달러(약 1조3906억원)로, 이 중 대부분인 9억1780만달러(1조2018억원)가 비트코인 보유에 따른 손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MIT대 출신인 세일러는 2년 전부터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40억달러(약 5조244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출해 왔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가도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널뛰었다. 비트코인이 고공 행진을 하던 작년 2월 회사 주가는 1000달러가 넘었으나, 지난 6월 비트코인이 2만달러 선 아래로 추락하자 역시 급락해 100달러대로 내려갔다. 세일러는 작년 비트코인이 폭락했을 당시에는 자신의 얼굴에 맥도널드 알바생 모자를 합성한 사진과 함께 “비트코인을 더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지”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세일러는 회사 부채를 끌어다 비트코인을 매수했고, 지난 3월엔 추가 매수를 위해 비트코인 보유액을 담보로 2억5000만달러를 대출받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기업으로, 비트코인에 ‘올인’한 기업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약 51% 빠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매수 평단가는 약 3만700달러(약 4020만원)지만, 최근 비트코인 값은 2만300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도 올 들어 48% 이상 하락했다.

세일러는 지난 7월에도 여전히 “비트코인이 희망”이라고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는 망하지 않는 화폐를 필요로 한다” “멀리 내다봐라” 등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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