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인권 옹호가' 펠로시의 방한
자유·민주주의 수호 당찬 목소리
'日 위안부 결의안' 통과도 주역
우리도 이런 정치인 볼 수 있길
15년 전인 2007년 7월30일 미국 하원은 ‘일본군 위안부 결의’ 121호를 채택하였다. 미 하원 청문회에서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 네덜란드 출신 얀 뤼프 오헤르너 할머니 세 분의 용기 있는 증언과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등 재미교포의 풀뿌리 로비 등 국제적 노력에 힘입은 성과였다. 그리고 미 하원에서 결의 121호 통과에 앞장선 주역 중에는 앞서 같은 해 1월4일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낸시 펠로시가 있었다.
펠로시는 정계 거물이었던 그의 아버지처럼 모든 정치 거래의 득실을 ‘장부’에 기록하여 언젠가는 이를 되갚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표현을 빌리자면 펠로시는 빚을 반드시 갚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방한 중의 펠로시 홀대 논란이 걱정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펠로시 의장은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 워싱턴 정가의 실력자이면서도 여러 인권 이슈에서는 이상주의적으로 보이는 진보적인, 때로는 강경하기까지 한 태도로 유명하다. 미국 국내에서 펠로시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판례 변경으로 논란이 된 낙태뿐만 아니라 여론이 전향적으로 바뀌기 훨씬 전부터 성(性)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펠로시의 지역구가 미국 내에서 사회문제에 진보적이기로 유명하지만 국제 인권 이슈에 대한 펠로시의 열정은 미국 기준으로도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펠로시는 1989년 6월4일 중국 정부가 톈안먼(天安門) 등에서 민주화 운동을 군부대를 보내 진압하자 소련 견제를 위해 대중 온건 노선을 선호했던 당시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였으며, 2년 후 톈안먼 방문 중 동료 의원과 6·4 톈안먼 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펼쳤다가 중국 당국에 구속되기도 하였다.
클린턴 행정부 초반에 미국의 대중 시장개방을 중국의 인권 개선과 연계시키려 한 펠로시의 주장이 입법화되었다면 오늘날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긴 어려웠을 것이다. 펠로시 의장이 베이징올림픽 개최에 반대하고, 중국의 티베트·위구르 탄압,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중국의 반발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만류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것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해 3월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과의 온라인 회담과 지난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한국 측에서 아무 말이 없는데도 위안부 결의 121호에 대한 자부심을 표명한 것도 여성 인권에 대한 평소의 소신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019년 7월30일 위안부 결의 121호 채택의 또 다른 주역인 고(故) 레인 에번스 의원 흉상 제막식을 우여곡절 끝에 비공개로 하였고, 올 3주기 행사는 아예 준비 단계에서 취소되었다.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협약 절차에 회부하라는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의 제안에도 정부는 묵묵답답이다. 이제 광복 77주년을 곧 맞이하는 우리는 언제쯤 펠로시와 같이 인권을 당당히 옹호하는 정치인을 볼 수 있을까?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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