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강제동원 '931원' 통장 공개..피해자들 강력 반발
[앵커]
일본이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천 원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는 소식, 어제(3일) 전해드렸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을 조롱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뒤 자신의 통장을 내보인 93살의 정신영 할머니.
통장에는 931원이 찍혀 있습니다.
일본 엔화로 '99엔'.
지난달 6일, 일본 연금기구가 정 할머니의 통장에 보낸 돈입니다.
1944년, 15살에 일본에 끌려가 1년 반의 강제 노역.
정 할머니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신청한 후생연금 탈퇴 수당이 77년 전 값어치로 돌아온 겁니다.
[정신영/강제동원 피해자 : "물어보고 싶습니다. 어디다 쓰라고 보냈는가. 할머니 휴지 사라고 보내라고 보냈는가. 과자라도 사라고 보냈는가."]
지난 2009년, 역시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을 받은 양금덕 할머니도 일본의 변함없는 태도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 : "99엔 나 던져버렸습니다. 준 돈을 받아도 그 앞에다가 던져버렸어요."]
한국 외교부가 대법원의 일본 전범 기업 자산의 현금화 명령 확정을 앞두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터라 반발은 더 큽니다.
[강세웅/(사)일제 강제동원시민모임 회원 : "사죄도 반성도 없는 전범 기업을 위해 불순한 '의견서'나 작성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강제동원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해 정 할머니와 함께 후생연금 가입 기록을 요구해 온 피해자는 11명.
정 할머니를 제외한 10명은 세상을 떠나 유족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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