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아세안과 전략적 관계 강화할 것"..'아세안 외교' 기조 변화 시사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계속"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과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4일 프놈펜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의 이 발언은 ‘기능적 협력’에 주력했던 지금까지의 한·아세안 협의의 폭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역내 도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국제 정세 논의까지 포함함으로써 전략적 관계로 격상시키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 고유의 인도·태평양 전략’ 수립을 천명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 아세안 외교의 중심축이던 ‘신남방 정책’을 확대·발전시킨 새 전략을 구상 중이다. 미·중 전략경쟁으로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이 상호협력 상황 점검과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개최 중이다. 올해 회의에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사정부가 불참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의 아세안 외교정책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아세안 중시 정책은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며 “그런 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인 아세안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한·아세안 사이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여러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역내 경제 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협력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고 말했다.
박 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의 핵 위협 억제’ ‘핵 개발 단념’ ‘외교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추진’ 등 대북 접근 원칙을 소개하고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협조를 당부했다. 또 최근 미얀마 군부가 반군부 인사의 사형을 집행하는 등 미얀마 상황이 악화하는 데 강력한 규탄 입장을 표명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법과 규범에 따른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놈펜 |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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