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이 야생적응 훈련 시작..보호구역 지정 '지지부진'

(앵커)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17년만에 고향 제주 바다에서 야생 적응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건강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비봉이 같은 남방큰돌고래 서식처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지만, 보호구역 지정 등 관련 대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17년만에 수조에서 꺼내집니다.

대형 트럭을 타고 포구에 도착한 비봉이.

중장비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어선으로 옮겨지고,

포구에서 3백미터 가량 떨어진 지름 20미터, 깊이 4미터 가량의 가두리 훈련장으로 다시 이송됩니다.

포획된지 17년만에 그리던 고향 제주 바다에 몸을 맡깁니다.

김동은 기자

"남방큰돌고래 가운데 마지막으로 방류되는 비봉이는 해상 가두리에서 두달간의 야생 적응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가두리 훈련장에서 첫번째 이뤄진 먹이 훈련에서 살아있는 물고리를 추적하며 활발하게 움직일 정도로 건강 상태도 양호했습니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제돌이 방류할 때보다 오히려 더 움직임이나 먹이 사냥 습성이 괜찮고, 야생 개체 무리들이 가두리에 있는 비봉이와 교류하면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요"

비봉이까지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되던 남방큰돌고래 8마리가 모두 바다로 돌아왔지만,

제주 바다의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쓰레기와 연안 오염은 겨우 남은 120여 마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고, 연안오염과 해양 쓰레기, 선박 관광 등으로 돌고래들이 큰 위협에 처해 있어서 시급하게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할 필요가 있고요"

3년전 남방큰돌고래 서식지를 해양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검토도 있었지만,

어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양동진 제주자치도 해양관리팀장

"어민들의 경제활동도 중요하기 때문에 해양보호구역이 어민들의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가..."

제주 연안 최상위 포식자이자,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남방큰돌고래.

바다로 돌려보내는데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보호 관리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시점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강효섭

JIBS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강효섭(muggi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