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만나려던 이용수 할머니, 경호팀 '과잉 제지'로 부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려고 국회에서 기다리다 경호원들의 제지로 넘어져 다쳤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는 오늘(4일) 낮 12시 20분쯤 이 할머니와 추진위 관계자들이 펠로시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려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하던 중 국회 경호팀의 ‘과잉 제지’로 휠체어에서 떨어져 넘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추진위는 어제(3일) 펠로시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위안부’ 문제를 미국 하원이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 121호’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며 이 할머니와의 면담을 요청했고, 이 할머니는 오늘 펠로시 의장을 만나 이를 재차 요청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추진위는 “경호원 몇 명이 ‘펠로시 의장이 지나갈 동선에서 조금 떨어져 서달라’고 부탁했다”며 “여러 경호원이 달라붙어 할머니의 휠체어를 무작정 끌고 움직이다가 할머니가 휠체어에서 떨어져 넘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경호원들이) 땅바닥에 넘어진 할머니의 양 발을 잡고 질질 끄는 등 실랑이를 벌이고, 할머니가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며 이 과정에서 이 할머니의 양 손바닥이 긁히고 할머니가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큰 부상은 없어 대구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국회 경호팀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할머니에게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오늘(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미 의회에서의 위안부 관련 결의안 통과로 위안부 여성에 대한 처우를 규탄하고 일본 관계자들과도 우리 의견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세연 기자 (sa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