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퇴한 밤] "공부는 못해도 착할 줄 알았는데" 감당하시겠습니까, 어머니

박수진 2022. 8. 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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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퇴한 밤]육아 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육퇴한 밤> 영상 섬네일

“아이들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아직 뇌가 덜 자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실제로 아이들은 청소년기가 지나야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들, 엄마 말의 숨은 뜻을 이해할 수 있어요.”

4일 육아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서 만난 김효원 교수(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는 내 마음 같지 않은 아이 문제로 걱정하는 부모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이어 아이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부모의 역할 이란 점도 일러준다.

소아정신과 의사는 보통 아이들 편에 서지만, 김 교수는 고단한 엄마의 삶의 증인이자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그는 ADHD 엄마들 모임, 발달지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모임, 유방암으로 치료 중인 엄마들 모임 등을 함께 하면서 언제나 엄마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진료실이나 강연장을 찾는 부모들은 이렇게 묻는다. ‘우리 아이 괜찮아질까요? 나아질까요?’, ‘보통의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에 정성껏 답하기 위해 틈틈이 생각을 정리해 <엄마의 마음이 자라는 시간>(글항아리)에 담았다. 책은 죄책감, 불안 등을 견디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를 듬뿍 응원한다.

“저는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부모님과 함께 지켜봐 온 사람이잖아요. 아이들이 이기적이고 못된 것 같은데, 어느 순간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순간을 보는 때가 있거든요. (중략) 엄마가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곧 좋아지고 또 좋은 순간들이 온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육퇴한 밤>에서 만난 김효원 교수.

김 교수는 ‘아이 키우는 일은 내려놓는 일의 연속’이라고 했다. 자신의 은사인 윤인영 교수(분당 서울대병원)의 조언을 소개하면서 ‘내려놓는 일’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내 아이가 기대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 교수는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첫 시험 보고 나면 엄마들이 다 충격 받는다”며 웃었다.

둘째, 아이가 공부는 못해도 착할 줄 알았는데, 착하지도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켜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부모의 마음은 덜컹 내려앉는다고 했다. 그는 “엄마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순간이 학교에서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거나 때려서 전화 올 때, 굉장히 속상해한다. 인생 전체를 부정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셋째, 내 아이가 착하지는 않아도 건강할 줄 알았는데 건강하지도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 교수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신체적인 질환이나 정신적·심리적인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다”면서 “아이 건강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부모님들이 크게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이렇게 ‘내려놓는 것’이 부모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육퇴한 밤> 김미영 기자와 김효원 교수, 박수진 기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교수가 만나는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문제나 상처를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노력하는 부모라도 한순간 ‘감정’이 어긋나 자녀와 관계가 어색해질 때가 있다고 했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아이의 ‘감정’을 잘 헤아려주자고 당부했다.

“‘그래서 어쩌라고’를 외치는 사춘기 자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부모한테 이해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감정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들이 가장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는 부모가 감정을 알아줄 때인 것 같아요.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봐 주는 과정이 관계 회복에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풍성한 내용은 <육퇴한 밤> 영상에 담았다. 오는 18일 공개하는 2부에서는 아이가 성장 발달 과정에서 겪는 문제(언어 및 신체 발달, ADHD, 틱장애, 미디어 중독 등)와 사회성에 대해 자세히 묻고, 담았다. 끝으로 독자들을 위해 김효원 교수의 서명이 담긴 <엄마 마음이 자라는 시간>(글항아리) 선물도 준비했다. 8월 11일까지 <육퇴한 밤> 유튜브 영상 댓글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Q. 육퇴한 밤은?

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은 매주 목요일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로 찾아갑니다. 영상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 오디오 콘텐츠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통해 공개됩니다. ‘구독·좋아요’로 응원해주세요. 소중한 의견 환영합니다. lalasweet.nigh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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