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실적에도 성과급 잔치 눈치보는 금융권 CEO

강길홍 2022. 8. 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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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이자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도 눈치를 보게 됐다.

4일 신한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급여로만 총 8억3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당시 신한지주 이사회는 금융권 CEO의 성과급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조 회장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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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IPS운용플랫폼을 활용한 DB형 퇴직연금 자산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제공

은행들이 이자수익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권 CEO(최고경영자)들도 눈치를 보게 됐다.

4일 신한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급여로만 총 8억3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고도 성과급은 받지 못했다. 이건혁 신한금융지주 미래연구소장은 급여 7억원, 상여금 3억원 등 총 10억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조 회장을 제치고 가장 많은 연봉을 기록했다.

조 회장도 이전 해까지는 꾸준히 성과급을 받았다. 2018년 3억4800만원에서 2019년 4억5900만원으로 올랐고, 회장 연임에 성공한 2020년에도 4억5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연간 순익이 4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지난해에는 오히려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당시 신한지주 이사회는 금융권 CEO의 성과급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조 회장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이 올해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조 회장은 미뤄왔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은행들이 지나친 '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년치 성과급을 한꺼번에 받기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4대 시중은행 임원 1047명이 성과급으로 1083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에서도 238명이 254억원을 받았다.

정치권의 이같은 지적에 은행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나친 이자장사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는 등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 회장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조 회장의 기본 연봉 8억여원이 적다고 하기도 어렵지만 다른 금융권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도 아니다.

지난해 은행업계 연봉 1위는 스톡옵션을 포함해 98억2500만원을 받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몫이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24억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권으로 넓히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108억92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26억400만원,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19억5385만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19억4415만원,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17억1700만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16억2100만원 등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난해 성과급은 산정이 돼있었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지급이 이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연된 성과급이 한꺼번에 지급되면 규모가 커 보이겠지만 종종 있는 경우"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이 성과보수 지급 기준이 지나치게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성과급을 산정한 기준을 정확하게 알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의 경우 성과급 지급기준 지표들이 지나치게 많이 나열돼 있어 어떤 지표들이 중요한지 모르겠고, 각 지표마다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성과급 지급기준을 조금 더 명확하게 공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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