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 수장 "협의 가속화에 공감"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양자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외교 수장이 4일 캄보디아에서 만나 양국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약 30분간 회담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달 18일 박 장관이 도쿄를 방문해 하야시 외무상을 만난 지 3주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특히 박 장관 취임 후에는 벌써 두 번째다.

박 장관은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국 간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양국의 현안,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앞으로 양국 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만큼 한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간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봤다"며 "아세안과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도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한국은 오늘부터 일본, 대만, 마카오에 대한 사증 면제를 실시한다"며 "일본 측도 여기에 호응하는 조치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내용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한일 외교 수장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고자 잦은 접촉을 갖고 있다. 한일 간의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위안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양국 간 현재 있는 제반 현안을 모두 포함해서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나가자는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했다.외교부는 현재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법을 찾고자 민관협의회를 가동하고 있다. 일본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특별현금화(매각) 명령 사건이 계류된 대법원에 의견서도 제출했다.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는 이르면 올 가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국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실현되면 양국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