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99엔' 지급.."정부 굴욕외교로 무시당했다"
[KBS 광주] [앵커]
일본이 강제 동원 피해자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천 원도 안 되는 돈을 보내왔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피해자들은 피해자를 우롱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또, 한일 관계 복원을 앞세운 한국의 굴욕외교가 일본 정부의 무시를 불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돈 '931원', 엔화로 약 '99엔'.
지난달 6일, 일본 연금기구가 정신영 할머니의 통장에 보낸 돈입니다.
1944년, 15살에 일본에 끌려가 1년 반의 강제 노역.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신청한 후생연금 탈퇴 수당이 77년 전 값어치로 돌아온 겁니다.
할머니는 조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정신영/강제동원 피해자 : "그것(931원)이 뭐 종이도 아니고, 애들 과자 값도 아니고 이것은 일본 사람들 똥이나 닦으라고 하세요!"]
99엔 지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09년, 99엔을 받은 양금덕 할머니도 일본의 변함없는 태도에 울분을 토합니다.
[양금덕/강제동원 피해자 : "일본 사람은 일본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동물이나 마찬가지라고. 사람으로 안 봤습니다."]
한국 외교부가 대법원의 일본 전범 기업의 자산의 현금화 명령 확정을 목전에 두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의견서를 제출한 터라 충격과 반발은 더 큽니다.
시민단체는 '한일관계 복원'을 구실로 한 우리 정부의 굴욕적인 외교가 일본 정부의 무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세웅/(사)일제 강제동원시민모임 회원 : "사죄도 반성도 없는 전범 기업을 위해 불순한 '의견서'나 작성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제에 쓰라린 아픔을 겪은 피해자를 희생양 삼아 한일관계 복원을 구걸할 때가 아니다."]
강제동원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후생연금 가입 기록을 요구해온 피해자는 11명.
정신영 할머니를 뺀 10명은 99엔조차 받지 못하고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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