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낙동강 녹조..독성 물질 '3배' 검출
[KBS 부산] [앵커]
계속된 가뭄에 폭염까지 겹쳐 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짙게 꼈는데요,
특히, 부산 취수원인 물금·매리에선 유해 남조류가 내뿜는 독성물질이 기준치보다 3배 이상 나와 수돗물 안전성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집중보도, 먼저, 강예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 강 전체가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거대한 녹조 띠도 둥둥 떠다닙니다.
강물을 떠 잔에 담으니, 걸쭉한 조류 알갱이들이 선명합니다.
심한 악취에 인근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했습니다.
[이대희/김해 어촌계 : "조업하고 오면 두통 아니면 심하면 구토까지 합니다. 물에 어구 같은 것 풀어놓으니까 어떤 사람은 피부염까지 오고 있습니다."]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 매리 취수장 인근으로 가봤습니다,
살수장치에서 쉴새 없이 물이 나오지만, 녹조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이번엔 취수장을 따라 낙동강 상류로 올라가 흙을 파보니, 4급수에만 사는 실지렁이와 깔따구로 추정되는 유충이 보입니다.
[임희자/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 "녹조 때문이죠. (녹조가) 가라앉으면 썩고. 썩으면 이 깔따구가 좋아하는 먹잇감이 되는 것이고요."]
폭염과 가뭄 속에 낙동강 녹조는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물금, 매리 지점의 유해조류수는 지난달 14일, 13만 천여 개, 25일엔 14만 4천여 개까지 치솟아, 이 측정방식 도입된 2016년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낙동강 다른 지역 취수장과 비교해봐도, 평균 조류수가 3배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또, 남조류가 뿜어내는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도 환경부 기준의 3배를 훌쩍 넘는 검출량을 기록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학계는 수돗물 안전성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고도 정수를 거친다 해도, 남조류 독소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대구 수돗물과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창원 수돗물 사례를 보면, 수돗물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박창근/대한하천학회장/가톨릭관동대 교수 : "취·정수장 관리를 강화하겠다. 이게 대책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거는 말 그대로 국민들의 식수를 방치하는 그런 어떤 조치라고 봅니다."]
조류경보가 내려진 지 43일째.
환경단체는 이대로라면, '조류 대발생'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보 수문을 개방해 원수를 관리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낙동강 40개 지점의 물과 흙을 직접 채취하고 조사한 뒤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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