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13억 상금에 '성큼'..'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비밀

전하연 작가 2022. 8. 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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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이후, 수학 난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혹시 '밀레니엄 7대 수학 난제'라고는 들어보셨나요? 


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수학계에서 중요한 미해결 문제 7개를 선정하고, 각 문제를 처음 해결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3억 원의 상금을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7대 수학 난제 중의 하나가 바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인데요, 조가현 수학동아 편집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편집장님, 어서 오세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이름도 참 어렵습니다. 


너무 생소한데, 우리 생활 속에는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하죠?  


조가현 편집장 / 수학동아

최근 개봉한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 중 하나는 학익진 진법을 사용하는 해상 전투인데요. 


이 장면은 배 한 척 바다에 띄우지 않고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만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런 물을 활용한 장면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방정식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입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에서는 엘사가 유니콘을 닮은 물의 정령을 타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바다를 건너는 장면에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 쓰였습니다. 


방정식에 원하는 파장과 진폭을 입력해 생동감 있는 파도를 구현했습니다. 


이처럼 컴퓨터 그래픽스(CG)부터 일기예보, 항공, 의료, 우주 산업 전반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른 비행기나 슈퍼카의 경우, 갑자기 난류를 만나면 물체가 균형을 잃을 수 있어 이를 예측하고 물체를 설계하는 데 이 방정식이 쓰이지요.


이혜정 앵커 

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것을 보니 이제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조가현 편집장 / 수학동아

네.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유명한 방정식, F=ma라는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을 물이나 공기처럼 형태가 쉽게 변하는 물질의 유체의 상황에 맞게 변형한 방정식입니다. 


프랑스 물리학자 클로드 누이 나비에와 아일랜드 수학자 조지 스토크스가 만들었지요. 


이 방정식을 풀면 끈적끈적한 점성을 포함한 유체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즉 잔잔하게 흐르던 유체가 계속 잔잔하게 흐를지 어느 순간 갑자기 소용돌이칠지 예상할 수 있는 거지요.


이혜정 앵커 

'나비에-스토크스', 그러니까, 처음 소개한 학자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는 거네요. 


어떤 문제에 방정식을 적용해서 얻은 답을 해라고 하는데, '밀레니엄 난제'인 걸 보면 아직 완벽한 해를 구하지 못했나 봅니다.  


조가현 편집장 / 수학동아

네. 수학자들에 따르면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은 많은 분야에 쓰이지만, 아직 정확한 해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방정식의 해는 어떤 시간과 공간에서 유체의 속도와 압력을 알려주는 함수인데요. 


산업 현장에서는 해의 근삿값을 찾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소식이 있다고 하죠?


조가현 편집장 / 수학동아

최근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의 약해가 2개라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와 수학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수학과 댈러스 앨브리튼 연구원과 엘리아 브루에 연구원,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수학과 마리아 콜롬보 교수는 유체가 도넛 모양이라고 가정하고 유체의 흐름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니까, '약해'라는 것은 우리가 해를 구하지 못했을 때 해가 있는지 알아보는, 조금 쉽게 구한 값인데, 그런데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 약해가 존재한다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죠?  


조가현 편집장 / 수학동아

네, 1934년 프랑스 수학자 장 르네가 밝혔는데요. 


그는 일단 유체가 흐르기 시작하면 그것에 대응하는 방정식의 약해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약해가 있다는 것만 밝혔을 뿐 약해가 한 개인지 여러 개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댈러스 연구팀은 도넛 모양 유체 주위로 뱅글뱅글 도는 유체가 잔잔하게 흐르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함수 형태의 약해가 2개 나왔습니다. 


유체 중 하나는 동그랗게 회전을 하면서 돌았고, 다른 하나는 유체가 둥글게 회전을 하기도 하고, 위아래로 넘실거리는 방향으로 돌아 외부에서 보면 도넛 모양의 방울이 불안정하게 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둘 다 유체의 중심부는 무한대의 속도로 돌며 잔잔하게 흐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번 연구로 일기예보부터 우주 산업까지 유체 예측에 사용되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비밀이 한 풀 벗겨졌는데요. 


빨리 13억 원의 주인공이 나오길 바랍니다.


이혜정 앵커 

난제라고 하죠. 


우리가 이렇게 잠깐 들어서 알 수 있으면 난제일 리가 없죠. 


얼마나 어려우면 난제인가 싶습니다.  


우리가 즐겁게 본 명량의 바다, 겨울왕국의 파도에 이런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허준이 교수의 뒤를 이어 13억의 주인공이 우리 학생들에게서 나오기도 기대해보겠습니다. 


편집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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