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 열망·국가적 지원.. '부산 엑스포' 유치 비전 보여줘야"

나기천 2022. 8. 4. 18: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 사무총장
"韓경험·유산 회원국에 각인 필요
기획부터 시민들 아이디어 녹여"
개최지 인프라 개선 등 변화 강조
사우디 리야드·伊 로마 등과 각축
2023년 BIE 파리본부서 투표로 결정
정부,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 올인

디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은 윤석열정부의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EXPO) 유치 추진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광범위한 국가적·지역적·정치적 지원이 있음을 회원국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4일 세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치 신청 서류에서 세계박람회 유치 장소와 경험, 주제, 인류에 남길 유산뿐 아니라 방문자 수, 자금 및 비용에 대한 예측을 포함한 전반적인 비전을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실사 때 BIE는 세계박람회가 국가(중앙정부)와 개최 도시 시민, 정치 지도자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프로젝트는 개최국, 개최 도시가 원하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라며 “따라서 개최지가 될 경우 신청서의 약속 이행을 회원국이 확신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지역적 지원과 정치적 지원이 있음을 확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박람회 개최 문제를 주관하는 디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와카미야 겐지 국제박람회담당상과 악수하고 있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 D-1000(7월18일)을 맞아 기념 행사 참석차 방일했다. BIE 제공
BIE는 세계박람회 주최국 결정, 주최국과 참가국 사이의 의무와 권리 규정, 갈등·개최 횟수 조정 등을 관장하는 국제기구다.

우리 정부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민간 합동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한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2030년 세계박람회는 오일달러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유럽 전통의 선진 도시 이탈리아 로마 등이 부산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리야드 지지를 선언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 리야드가 애초부터 강적으로 꼽혔지만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지지를 못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충격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대란이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마 역시 지난달 진행된 유치 후보국 간 제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개최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로마 측은 당시 PT에서 BIE 주관으로 3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 트리엔날레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했는데 다시 세계박람회 유치에 도전하느냐는 날 선 질문에 “밀라노는 밀라노이고 로마는 로마”라고 반박하며 유치 경쟁에 양보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2021년 12월 14일 부산시 동구 부산역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범시민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30년 개최지를 결정하는 BIE 총회는 내년 말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개최된다. 170개 회원국 중 과반 득표를 얻어야 개최권을 획득한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회원국과 협력하고 지지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BIE 총회는 후보 도시들이 회원국에 세계박람회 비전을 제시하는 특별한 자리이고 PT가 회원국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박람회 개최 의미에 대해선 “도시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의 주요 부분을 형성할 수 있다”며 “세계박람회를 종종 (단명하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의) 형용사 이퍼머럴(ephemeral)과 연관 짓지만 실제로는 매우 구체적이고 지속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박람회가 도시, 경제, 문화 재생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 개최 도시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인류가 직면한 세계적 문제에 대해 시민을 참여시킬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케르켄테스 사무총장은 “세계박람회 개최 도시는 세계적인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이미지를 크게 향상할 수 있다”며 “세계박람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행사 자체와 그 영향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테마(주제) 참여와 아이디어·경험을 교환하는 의사소통의 주요 플랫폼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9월 후보 서류 제출과 함께 2030 세계박람회를 위한 대한민국의 비전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