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四面楚歌 <사면초가>

이규화 2022. 8. 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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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사, 낯 면, 초나라 초, 노래 가.

사면초가.

사면초가는 절대 절명의 위기 상황을 이를 때 많이 쓰인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악재가 겹겹이 일어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을 사면초가로 비유하는 이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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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사, 낯 면, 초나라 초, 노래 가. 사면초가. 사방(四方)에서 들리는 초(楚)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敵)에게 둘러싸인 상황이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태에 처한 것을 의미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온다.

진(秦)나라 말기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천하를 놓고 다퉜다. 초기에 승승장구하던 항우는 병법에 능한 스스로를 너무 믿은 나머지 갈수록 수세로 몰리게 된다. 해하(垓下)에서 유방 휘하의 한신(韓信)에게 포위당하고 만다. 군량미는 줄어들고 군사들은 점점 사기가 떨어졌다. 어느 날 밤 사방에서 병사들의 고향인 초나라의 노래가 들려왔다.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이 부르는 노래로 유방의 심리전이었다. 구슬픈 고향의 노래에 항우의 병사들은 사기가 더 떨어지고 진(陣) 이탈자가 속출했다.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직감하고 항우는 진중에서 마지막 주연(酒宴)을 베풀었다. 여기서 유명한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라는 시를 짓는다. 사랑하는 연인 우미인(虞美人)도 시에 화답했다. 항우는 남아 있는 병사들을 이끌고 전세를 뒤집으려했으나 패하여 자결했다. 사면초가는 절대 절명의 위기 상황을 이를 때 많이 쓰인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고립무원, 진퇴양난(進退兩難), 진퇴유곡(進退維谷) 등이 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악재가 겹겹이 일어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을 사면초가로 비유하는 이가 적잖다. 위기의 정도야 비할 바 아니지만, 응원군이 없다는 점에서는 항우와 윤 대통령은 비슷한 처지다. 좌파가 장악한 시민세력과 대중문화계, 지상파방송사, 노동계는 그렇다 치고 최근에는 우파 언론마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지지의 보루가 돼야 할 여당마저 오합지졸이다. 참모나 장관 등 측근들도 도움은커녕 외려 짐이 되고 있다. 연고와 친분 인사가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윤 대통령 임기는 4년 9개월 이상 남았다. 사면초가의 반대말이 천우신조(天佑神助)다. 하늘과 신령이 돕는다는 의미다. 그걸 기대하려면 우선 스스로 먼저 도와야 한다. 그 출발은 인사 쇄신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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