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펠로시 '의전 홀대' 논란 네 탓 공방..민주 "윤 대통령 책임" 국민의힘 "김진표 의장 책임"
미국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입국할 때 국내에 의전 인력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여야는 ‘의전 홀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대만 방문을 마치고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으나, 우리 측 정부 관계자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의전 결례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의전 참사”라고 먼저 비판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방한했지만, 공항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가 매우 불쾌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이자 세계적 망신거리”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을 조율하다가 번복한 사실도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이 다른 나라에서는 정상들을 만났는데, 대통령실은 ‘휴가 중이라 안 만난다’고 했다가 다시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최종 만남은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다”며 “외교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펠로시의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김진표 국회의장’이라고 맞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의회에서 방문할 땐 영접을 의회에서 나가서 한다. 그게 세계 공통의 의전 방식”이라며 “행정부에서 나가지 않는 건 당연하고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이제 손님에 대한 의전까지도 정쟁의 도구로 삼는가”라며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상 결례가 있었다면 일차적으로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그러나 국회에서 펠로시 의장 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공항 의전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민주당은 유독 대통령만 공격하는 데 골몰했다. 손님이 오셨는데 집안끼리 싸움이라니, 부끄럽다. 이제 정말 그만하자”라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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