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원유 증산 합의했지만 바이든 '망신살'..유가 90불 깨질까

KBS 2022. 8. 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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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8월4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804&1

[앵커]
바이든 대통령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 사람,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입니다. 원유 증산을 요청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마침내 답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결정 내렸을까요? 그래서 시장은 또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박정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부원장 나오셨습니다. 부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부원장님처럼 거시 경제 보시는 분은 오늘 날짜에 아마 동그라미 쳐놓으셨을 것 같아요.

[답변]
OPEC+ 회의가 있었기 때문에 다들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죠.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주요 산유국들의 합의체입니다. 여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기름값 좀 잡겠다고 몇 번 석유 증산 좀 해 달라고 요청했잖아요? 어떤 결정이 나왔어요? 먼저 회의 결과부터 좀 들어볼게요.

[답변]
결과가 사실 증산인가, 라고 갸우뚱하게 됐는데요. 9월부터 증산하기로 결정한 양이 하루 10만 배럴 정도만 증산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 10만 배럴이면 하루 원유 소비량의 0.1%도 안 되는 수준이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9월부터 하루에 10만 배럴씩 증산하겠다? 그러면 그동안 7~8월은 하루에 얼마씩 증산했습니까?

[답변]
7~8월까지는 하루에 64만 배럴을 증산하겠다고 했으니까.

[앵커]
확 깎은 거네요?

[답변]
그렇죠. 이전보다도 오히려 이렇게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까지 출장도 갔는데 기름값도 못 건지고 오신 거죠.

[앵커]
말씀하신 대로 바이든 대통령 팔순의 어르신이 그 더운 나라까지 가서 주먹 인사도 하고 성의를 보였으면 그래도 뭔가 좀 결정도 통 크게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세요?

[답변]
OPEC+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앞으로 전개될 경제 상황이 경기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에 석유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국제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OPEC 입장에서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석유를 추가적으로 증산한다는 것은 석유 가격이 오히려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자국이 손해 보는 일은 안 하겠다는 거군요. 러시아의 눈치도 좀 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답변]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난번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하고 나서 빈 살만 왕세자가 푸틴 대통령하고 한 3일 뒤에 바로 전화 통화를 길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요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만 전반적인 내용이, OPEC+가 앞으로 해야 될 일이 중요하고 우리 산유국들이 단일된 목소리로 얘기해야 된다, 이런 거를 푸틴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증산에 대한 어떤 시장의 기대감 또 바이든 대통령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으면 사실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시간대별 그래프 잠깐 보시면서 들어보면요. 올랐습니다. 새벽에 잠깐 올랐다가 뚝 떨어지는 저 구간 보이시죠? 올랐다가 떨어진 것, 저거는 왜 그랬을까요?

[답변]
이거는 국제 유가의 흐름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미국에서 추가적으로 발표한 내용 때문인데요. 백악관에서는 전략 비축유를 가지고 있는 것들을 대거 방출하겠다, 이런 것들을 발표한 시간에 국제 유가가 다시 한번 안정적으로 떨어지는 그런 구간으로 잡혔습니다.

[앵커]
백악관에서 또 원유 재고 우리 오히려 늘었다, 이런 얘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답변]
맞습니다. 재고도 충분하고 이런 것들을 재고로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의사를 같이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유가 공급에 원활함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해서 다시 급락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어쨌든 결과적으로 국제 유가가 90불대로 내려왔어요. 거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봐야 되죠?

[답변]
전쟁이 일어나서 한참 고공 행진을 할 때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 안정적으로 돌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OPEC+ 회의뿐만 아니라 지금 국제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거든요. 이 때문에 하반기 여행 수요라든가 대외 활동 수요가 줄어들면서 유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인플레 국면에서 유가가 갖고 있는 그 비중이 굉장히 크잖아요. 물가가 올라가는 국면에서 국제 유가의 역할이 있다면 또 떨어지는 국면에서도 역할이 있다고 보는데, 이 정도 내려왔으면 인플레가 좀 꺾이나? 하는 기대감, 가져 봐도 되는 걸까요?

[답변]
그런데 여기에서 두 가지를 주의하셔야 되는데요. 유가는 떨어지고 있는데 천연가스 가격은 아직까지 상승 기류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유가만 보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다고 보긴 어렵고요.

[앵커]
천연가스는 러시아가 지금 밸브를 잠갔다, 놨다 해서 그러는 거죠?

[답변]
그렇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곡물 가격의 흐름이 아직까지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올라가는 구간들이 많은데요. 함께 좀 보시면요, 지금 보시면 밀과 옥수수는 올해 들어서 정점을 찍었던 것에 비해서 한 20% 가까이 떨어져서 다소 안정된 구간에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두하고 쌀이에요.

[앵커]
콩.

[답변]
네, 맞습니다. 콩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정점의 구간에 그대로 놓여 있는 상황이고요. 그다음에 쌀도 한번 같이 보실까요? 쌀 같은 경우는 캘리포니아산 종립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중국의 동북 지역에서 먹는 쌀의 종자인데요.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최근 들어서 가장 높은 가격 구간까지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곡물 가격은 아직까지 안정된 게 아니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겠죠.

[앵커]
쌀값은 좀 이상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쌀값 폭락한다고 걱정인데 국제 시세하고는 좀 다르게 가나 보네요?

[답변]
예, 맞습니다. 쌀뿐만 아니라 곡물들은 어떤 특정 지역 안에서 주로 소비를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원거리에 있는 가격들은 큰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국제 곡물 시장은 아직까지 조금 불안하다.

[답변]
그렇죠.

[앵커]
그래도 (지난 1일)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 다시 재개했다는 그런 소식도 들려왔는데, 이런 거면 좀 가격 안정에 어느 정도 우호적인 여건이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답변]
곡물 수출이 재개되기 시작하면서 다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됐다는 소식 때문에 세계 곡물 시장이 조금 안정적인 기미가 며칠간은 있었는데요. 이 전쟁이라는 것은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지난번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선박이 출항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러시아가 폭격을 하면서 그 출항 시점이 또 미뤄진 적이있습니다. 그런 것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전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서 다시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해외 수출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리가 고려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그동안 우리 국내나 미국이나 주식 시장에서 가장 불편해했던 게 유가였잖아요. 단기적으로는 일단 안정이 됐기 때문인지 미국도 그렇고 우리도 지금 주가가 훈풍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밤에 나스닥도 많이 올랐고 코스피도 오늘 좀 올라서 마감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이게 단기적인 반등이냐 아니면 정말 지속적인 상승이냐, 여기에 따라서 투자 포지션이 달라지는 거니까. 어떻게 봐야 됩니까?

[답변]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경기가 다시 회복된다고 판단하기는 굉장히 이른 것 같습니다. 앞서도 설명 드렸듯이 지금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요인 중에서 원유 가격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천연가스라든가 곡물 가격이 심상치 않은 것은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고요. 또한 주요 기업들 역시도 아직까지 경기가 다시 안정됐다고 보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이미 선언했고요. 중국 역시도 빅테크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이미 인력을 대거 해고하기로 발표한 상황입니다.

[앵커]
미국 어떤 기업이 구조조정 발표했어요.?

[답변]
알리바바 그다음에 MS, 구글 등이 다 구조조정에 들어갔고요. 특히 우버 같은 경우는 그 구조조정의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앵커]
지금 미국 기업들 실적 굉장히 잘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거죠?

[답변]
이렇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통상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자신들이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것보다 실제 실적이 상회하는 비율이 한 70% 가까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보수적으로 발표한다는 얘기죠?

[답변]
그렇죠. 자신의 성적표를 보수적으로 발표하는 게 관례 아닌 관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예년에 비해서 실적을 예상치보다 상회해서 발표하는 그 숫자가 더 적어졌어요. 그러니까 분명 실적이 예상보다 높아졌다는 시그널은 있지만 그 정도와 양이 좀 적어졌다는 거죠. 이 얘기는 아직까지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이르구나, 라는 증거들 중의 하나입니다.

[앵커]
그러면 어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의 배신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약간 경고를 하시는 건가요?

[답변]
아마 제 경고에 앞서서 많은 투자자들이 지금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실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나 카카오 외 많은 종목들도 벌써 4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대형주라고 해서 또는 미래를 담보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투자하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이 우리 투자자들한테는 굉장히 판단하기가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강세론과 약세론이 워낙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답변]
이럴 때 어떻게 보면 조금 조급한 마음에 단기 매매로 전환해서 조금 올라갔을 때 조금 더 샀다가 또 팔았다가 하는 형태로 대응하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기적인 국면에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전문가도 하기가 어려워요. 따라서 지금은 조금 더 경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좀 지켜보고 한숨 고르면서 앞을 좀 진단하는 그런 숨고르기의 공간으로 삼으시면 어떨까, 이렇게 권고 드립니다.

[앵커]
잠시 쉬어가는 것도 투자 전략이다.

[답변]
방법이죠.

[앵커]
지금까지 ET WHY, 박정호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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