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날아오른다 [뉴스 투데이]

곽은산 2022. 8. 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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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8시8분쯤 발사
성공 땐 7대 우주강국
발사 1시간 뒤 지상과 첫 교신
9번의 궤적 수정 후 접근 계획
내년 12월까지 하루 12번 공전
음악 파일 지구로 전달 첫 실험

항우연 "기상조건 상당히 좋아"
NASA "비행 아주 성공적일 것"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용 궤도선 ‘다누리’가 5일(한국시간) 미국에서 발사된다. 다누리가 예정된 과학 임무에 들어가면 러시아와 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하는 나라가 된다.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명실상부한 7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누리가 한국시간 5일 오전 8시8분(미국 동부시간 4일 오후 7시8분)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고 4일 밝혔다. 이날 다누리는 우주군 기지 발사대에 기립했다. 기립은 발사체가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 거치는 최종 준비 과정이다.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장에서 다누리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이 기립해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앞서 다누리는 지난달 5일 특수컨테이너에 실려 항공편으로 태평양을 건넜다. 지난달 7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 도착했고, 스페이스X 탑재체 조립 시설에서 상태 점검, 통신 점검 등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다누리는 팰컨9의 꼭대기인 ‘페어링 모듈’ 안에 들어가 있다. 페어링 모듈은 발사체가 운송하는 탐사체가 머무는 공간이다. 

다누리는 연료 주입 등을 거친 뒤 발사 직전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이후 팰컨9은 1·2단 분리, 페어링 분리 등을 거쳐 발사 약 40분 뒤 지구 표면에서 1656㎞ 떨어진 지점에서 다누리를 놓아준다. 다누리는 컴퓨터 자동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발사 약 45분 후 예정된 궤적에 진입할 예정이다. 발사 약 60분 뒤에는 지상국과 최초 교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누리는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달을 향한 직선거리(38만4000㎞) 대신 태양, 지구, 달 등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150만㎞)까지 가는 방식을 택했다. L1에서 속도를 줄여 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후 달 중력에 잡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이다.

다누리는 이후 태양전지판, 안테나 전개 등 정상 운영을 위한 작동과 점검을 수행한다. 이어 총 9회의 궤적 수정으로 계획한 궤적을 따라 달에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달 궤도에 이어 달 상공 100㎞의 임무 궤도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 진입하면 내년 12월까지 하루에 12번 달을 공전하게 된다. 다누리는 2030년 이후로 발사가 예정된 한국형 달 찰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 달 주변 환경 연구,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개발한 탑재체 5종과 NASA에서 만든 섀도캠(음영카메라)이 다누리에 실린다. 특히 우주 인터넷 기기에 저장된 파일에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가 포함된다. 이 파일을 재생해 지구로 보내는 시험이 세계 최초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누리 사업을 총괄하는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이날 스페이스X 발사 운영동 앞에서 다누리 공동취재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오랜 시간 걸려서 여기까지 왔고, 발사 전날이 됐다. 한편으로는 이제 시작”이라며 “내일 발사 후 내년 1월1일 다누리가 달 궤도에 있을 때 성공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 준비 현황에 대해서는 “어제 문제가 없음을 스페이스X 측에 통보했다. 발사체 준비 상태도 조립까지 완료한 상태라 큰 이슈는 없고, 남아 있는 건 아마 기상 조건일 것”이라며 “미군 쪽을 통해 매일 기상 예보를 통보받고 있는데, 현재로선 발사 당일 확률적으로 상당히 좋은 기상 조건을 보일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스페이스X 측도 이 정도 날씨면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고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다누리에 대한 관심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 달 착륙선, 유인 탐사선, 더 먼 심우주까지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누리 발사를 계기로 국민께 우주 탐사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비전도 제시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존 구이디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은 다누리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공동취재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임무를 준비하는 수년의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몇 달간의 비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이디 부국장은 다누리의 비행궤적인 BLT에 대해 “나사의 고더드 우주센터, 제트추진연구소(JPL), 존슨우주센터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 궤도를 검토했다”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비행은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BLT 궤적은 기술 난도가 높고 항행 기간이 4∼5개월로 길기 때문에, 우주 탐사에 겨우 첫발을 뗀 한국이 순전히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NASA는 항우연과 궤적 운영에 협력할 계획이다. 

곽은산 기자, 케이프커내버럴=공동취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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