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일 단식, 뙤약볕 오체투지..'파바 빵집' 노동자 투쟁 [만리재사진첩]

김명진 2022. 8.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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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와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른다.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은 파리바게뜨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뙤약볕에 달궈진 아스팔트에 온몸을 대고 서울역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함께 했다.

오체투지를 마친 공동행동 회원들은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가 장기간에 걸쳐 노동자들에게 가한 노동권 및 인권 침해행위와 법 위반에 대해 정부의 엄정한 감독과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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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재사진첩]

파리바게뜨 노동자들과 이들에게 연대하는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와 등에 땀이 주르륵 흐른다. 한여름 뙤약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도로 위에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 서울 한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4일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과 서정숙 제주 분회장, 권영국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상임대표 등 25명은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 사태 해결과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서울역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3시간에 걸쳐서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53일 동안 단식했던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식품섬유산업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맨앞)이 4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 사태 해결과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파리바게뜨 노동자들과 이들에게 연대하는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과 부당노동행위로부터 시작된 파리바게뜨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하고 있다. 임종린 지회장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쪽의 사과와 사회적 합의 이행, 쉴 권리 보장 등을 내걸고 53일간 단식을 진행했고, 그 뒤를 이어 파리바게뜨 노동자 5명이 추가로 집단 단식에 들어갔지만 사용자 쪽은 아직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한달여 동안 단식을 이어온 4명의 노동자는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는 최유경 수석부지회장이 홀로 3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정의당 등 정치권의 중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쪽을 향해 공동행동은 “단식 장기화로 투쟁이 중단되기를 기다리는 시간 끌기”라고 비판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관련 사회적 합의 이행과 부당노동행위 사과 등을 요구하며 집단 단식에 나선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간부 4명이 지난달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 본사 앞 농성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은경 서울분회장, 김예린 대전 분회장, 박수호 대의원, 최유경 수석부지회장. 현재는 최 수석부지회장이 홀로 3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명진 기자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은 파리바게뜨 문제 해결을 촉구하면서 뙤약볕에 달궈진 아스팔트에 온몸을 대고 서울역부터 용산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함께 했다. 참가자들의 옷은 땀으로 젖어들었고 얼굴에는 소금기가 올라왔다.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오체투지는 오후 2시께 끝났다.

권영국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상임대표(왼쪽)와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식품섬유산업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가운데),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오체투지를 하는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한 오체투지 참가자가 땀을 비 오듯이 흘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오체투지를 마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은 “32일째 단식농성 중인 최유경 수석부지회장에게 의료진이 단식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차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단식을 그만두라는 말을 못하고 있다”며 “맛집 탐방을 열심히 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굶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잠시 쉬는 동안 오체투지 참가자들에게 손팻말로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김명진 기자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오체투지를 마친 뒤 힘겨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명진 기자

오체투지를 마친 공동행동 회원들은 에스피씨(SPC) 파리바게뜨가 장기간에 걸쳐 노동자들에게 가한 노동권 및 인권 침해행위와 법 위반에 대해 정부의 엄정한 감독과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들이 오체투지를 마친 뒤 대통령실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한편 공동행동은 이번 오체투지에 이어, 오는 9일 파리바게뜨 전체 매장의 약 10%에 해당하는 전국 350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1인 시위에도 사용자 쪽이 답변하지 않으면 오는 23일에는 전국 700개 매장 앞으로 1인 시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동행동은 밝혔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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