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공항' 美 서열 3위에 의전 결례 논란 '시끌'

김경수 2022. 8. 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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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이완에 이어 우리나라를 찾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우리 측이 결례를 범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공항에 도착할 때 마중 나간 사람이 없었고 대통령과 면담도 성사되지 않았다는 등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오갔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밤늦게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는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조촐한 인원이 맞이합니다.

우리 측 인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내 의전서열 3위, 하원의장에 대한 외교 결례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도 힘을 실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미국 의회에서 방문할 때는 영접을 의회에서 나가서 합니다. 그게 세계 공통의 의전 방식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행정부에서 나가지 않은 건 당연하고 국회에서 나가야 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도 의전 지침과 전례에 따라 의회 인사가 방한할 때는 행정부가 아닌 국회가 의전을 맡는 게 맞다고 밝혔습니다.

[안은주 / 외교부 부대변인 : 외국의 국회의장 등 의회 인사 방한에 대해서는 통상 우리 행정부 인사가 영접을 나가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의 카운터파트(상대방)인 국회에 관련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 측 관계자는 미국 측이 영접을 사양한 것이고, 회동 내내 분위기가 좋았다며, 펠로시 의장이 의전으로 불쾌해 했다는 보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다만, 사전 협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친선 협회 의원도 아니고 의전 서열 3위 실력자가 오는데'라는 표현을 써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남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고 통화만 한 것을 두고도 티격태격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학로 연극 뒤풀이까지 가면서 동맹국 의회 1 인자는 왜 안 만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아마추어 외교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통령실은) '휴가 중이라서 안 만난다'에서 다시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만남이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외교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운영입니다.]

다만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중국하고 상당한 마찰을 빚고 한국을 방문하시는 거라서 저는 대통령께서 낸시 펠로시 의장을 꼭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낸시 펠로시 의장과의 면담 불발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한미동맹을 최우선으로 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는데,

20년 만의 미국 하원의장 방한이 정치권에도 이런저런 논란거리를 낳고 있습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YTN 김경수 (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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