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펠로시 패싱' 논란에 40분 통화..대만·칩4 등 민감한 이슈 안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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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외교, 국방, 기술 협력부터 청년, 여성, 기후변화까지 다양한 의제로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김태효 외교안보실 1차장은 "(펠로시 의장이) 배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과 하원의원 간 1 대 1 현안별 토론이 이뤄졌다"며 "외교 국방 기술협력 여성 청년 기후변화 등 꽤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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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휴가 중 전화 감사
1+5 확대회담 하자" 화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외교, 국방, 기술 협력부터 청년, 여성, 기후변화까지 다양한 의제로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꿔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대만 문제나 반도체 동맹 등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이슈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40분간 1+5 회담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약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통화했다. 그레고리 믹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등 5명의 의원이 동석한 ‘1+5 회담’ 형식이었다.
김태효 외교안보실 1차장은 “(펠로시 의장이) 배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과 하원의원 간 1 대 1 현안별 토론이 이뤄졌다”며 “외교 국방 기술협력 여성 청년 기후변화 등 꽤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한·미 동맹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는 데 미국 의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준공식을 연 ‘추모의 벽’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은 여러 관점의 중요성이 있지만 도덕적으로 볼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문제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 일행의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과거 평양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꺼냈다. 대중 관계에서 민감한 화제인 대만 문제와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통화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족이 먼저(family first)’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머리를 손질하지 않은 일상적인 차림으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방휴가 계획…양해 구해”
이날 통화는 윤 대통령의 ‘펠로시 패싱’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만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전날 오전 “펠로시 의장의 방한이 대통령의 휴가와 겹쳐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공지했고, 오후에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그러자 여야 양측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외교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주 전에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다”며 “당시 윤 대통령이 지방 휴가 계획을 확정해두고 있어 그 기간에 (펠로시 의장이) 서울에 온다면 힘들지 않겠느냐는 양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 측도 이 같은 일정에 동의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한 중국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정이 협의된 뒤 이뤄진 일”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화로 환영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펠로시 의장 역시 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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