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펠로시 만남 불발에..野 반응은 엇갈려

최현주 2022. 8.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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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 대한 의전 홀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의전 참사"라고 비판했다. 반면 "윤 대통령, 펠로시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 등 엇갈리는 평가도 나왔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며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다각적인 외교적 판단으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의전 결례까지 보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허둥지둥하며 오후에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지만 의전 참사를 뒷북 대응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이제라도 의전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시아 순방 일정으로 오는 것이긴 하겠지만 최소한 미국 의전 서열 3위 인물이 방한한 것"이라며 "우리 외교당국에서 최소한의 의전 예우를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통화라도 하겠다고 한 것이야 최소한 그럴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비난이 들끓으니 마지못해서 하는 것 같다"며 "늘 상황에 쫓겨 임시처방하는 모양이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의겸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세미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휴가 중이어서 안 만난다는 건 궁색한 변명인 거 같다"면서도 "가능하면 만나는 게 좋겠지만 지금 중국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어서 대통령이 꼭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오는 요인들을 잘 대접하는 게 중요하지만 미·중 갈등에 너무 깊이 빠져들지 않는 측면에서 고려한다면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 위원장은 '대미 관계에 숙제가 많이 남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여러 번 대화를 나눴고 또 여러 가지 한미동맹에 큰 균열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너무 심각한 정쟁의 내용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펠로시 의장이 불쾌하지 않도록 잘 설명할 필요는 있다고 보인다"며 "만나면 좋지만 안 만난다고 한미동맹 균열이 오는 것처럼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 몰랐다"며 "낸시 펠로시를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펠로시를 만나는 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나토에 갈 때 걱정하던 최악의 상황은 임시방편으로 비껴갔다. 아직 외교의 최소한도나마 작동은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 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4일 오후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및 의회 대표단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펠로시 의장이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으며 한미 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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