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보이' 이휘종·김범준 "30대인데 10대로 초능력..순수한 감정 몰입중"

강진아 2022. 8. 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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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울시뮤지컬단 19일 개막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배우 이휘종과 박란주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뮤지컬 '원더보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2.08.0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함께하자 우리, 분명 눈부신 순간이 찾아올 거야."

아버지의 죽음 이후 초능력을 갖게 된 소년 정훈은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그를 도와준 강토를 만난다. 강토의 뒤를 따르고 그와 함께 열일곱 살의 계절을 보내며 조금씩 성장하는 정훈은 빛나는 눈으로 낮게 읊조린다.

'함께…우리 함께…'

1984년, 불의의 사고로 초능력이 생긴 10대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원더보이'가 서울시뮤지컬단 무대에 오른다. 김연수 작가의 동명의 장편소설이 원작으로, 오는 19일 개막한다.

주인공 정훈 역의 배우 이휘종은 4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설을 공연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은데, 연기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며 "소설과 대본에 표현된 상징적인 부분들을 객석까지 잘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론 30대이지만 어린 10대 소년의 얼굴로 금방 변신한다. 정훈은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고 물건을 쥐면 주인의 과거가 보이는 초능력이 생기지만 점점 그 능력을 잃어버린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배우 김범준, 이혜란, 이승재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뮤지컬 '원더보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2.08.04. pak7130@newsis.com


이휘종은 "정훈이가 눈물이 정말 많다. 생각해보면 열일곱 소년이 아빠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 그 슬픔이 얼마나 크겠나. 저는 서른두 살이지만 열일곱 살엔 좀 더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처한 환경을 인식하는 건 느리겠지만, 감정을 확 와닿게 하는 지점을 계속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다른 작품에서도 소년 역할을 많이 해온 그는 30대가 되니 수염이 빨리 자란다며 제모까지 했다고 웃었다.

같은 역의 김범준은 "책을 읽으면서 정훈이에게 감정이 많이 이입됐다. 그의 아픔과 삶에 동화돼 제 이야기 같다고 생각했고, 이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며 "정훈이는 일반적인 소년의 삶이 아니라 결핍, 아픔이 있다. 막연하게 어린 캐릭터가 아니라 작품 속 그의 감정과 입장을 최대한 따라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실제 학생들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며 "제 안에 있는 순수함을 꺼내 정훈이로 잘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대의 희생양이 된 연인을 잊지 못하는 강토 역은 박란주와 이혜란이 번갈아 연기한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약혼자의 죽음 이후 강토이자 남자로 살고 있는 의문의 인물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배우 김지철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뮤지컬 '원더보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2.08.04. pak7130@newsis.com

박란주는 "강토라는 인물에 제약을 두지 않으려 했다. 저만의 강토를 만들고, 제 색깔을 입히려 하고 있다"며 "형이라는 존재로 등장하는데 분장이나 의상으로 외형을 남자처럼 보이게 하겠지만, 본래 여성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남자 연기를 하려고 하진 않았다. 관객들이 납득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혜란은 "멋있는 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제 안에 여성성이 많더라"라며 "아직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한국예술종합학교 뮤지컬 아카데미 8기 연출가 프로젝트에서 낭독공연으로 관객과 처음 만난 이 작품은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이 지난 2월 부임 후 처음 올리는 창작뮤지컬이다. 박준영 연출이 성재현 작가, 박윤솔 작곡가와 함께 작업했고, 김 단장은 당시 멘토로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시뮤지컬단 창작뮤지컬 '원더보이' 총괄프로듀서 김덕희(왼쪽부터), 연출 박준영, 극작가 성재현, 음악감독 겸 작곡가 박윤솔이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단 연습실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8.04. pak7130@newsis.com

성 작가는 "좋은 원작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감성적으로 맞닿는 대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연을 본 후 자신의 이야기로, 별들이 마치 내게 말 거는 듯한 감성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사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박 작곡가도 "초기 단계부터 음악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상상력을 많이 동원했고, 음악으로만 표현되는 언어도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원더보이'는 어른들을 위한 서정시 같은 작품"이라며 "상실에 고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원작이 8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의 관객과 맞닿아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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