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한미동맹 경제·기술로 확대"..中 언급은 자제

김성훈,채종원 2022. 8.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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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
"실질적인 비핵화 노력할 것"
北 향해서 강한 경고 메시지
대만서와 달리 中자극은 않고
한반도 안보·동맹문제에 집중

◆ 美하원의장 방한 ◆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4일 빠듯한 방한 일정에서 한미 국회의장 회담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오산 미 공군기지 방문에 할애했다. 펠로시 의장은 고조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한미연합 전력이 확고한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직접투자와 현지 생산시설 건설 등이 늘어나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미래지향적 한미관계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밝혔다. 다만 그는 한국에 앞서 방문한 대만에서와는 달리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갖고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의회 차원의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 양국 의장은 고조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한미연합군의 대북 억지력을 확실히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양국 국회의장은 회담 후 내놓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오늘 우리는 한미동맹이 군사안보, 경제,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면서 한미동맹이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회담에서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전략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북 억지력을 압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양국 의회가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날 한미 의회 수장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확실한 대북 억지력 강화를 강조함에 따라 향후 양국 국방당국 간 관련 협의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달 22일께 시작될 하반기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다음달 재개될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에 양국 의회가 관련 기념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회담에서 미 의회가 작년 말 '인프라법(바이든표 예산)'과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을 통과시킨 점을 호평했다. 그는 해당 법안들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 의회 차원에서 협조해줄 것을 펠로시 의장에게 당부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첨단 기술·공급망 협력을 인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직 비자 쿼터 입법화 방안도 협의했다.

일본 방문을 앞둔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김 의장에게 "(2015년에)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클) 혼다 의원 발의로 (미 의회에서) 위안부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결의안으로 위안부 여성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규탄하고 일본 관계자들과도 우리 의견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한을 통해 대통령과 국무·국방부 등 행정부 당국자가 아니라 미국인의 '민의'를 대표하는 의회 수장으로서 북한을 비판하며 민주주의와 동맹의 가치를 부각했다. 그는 약 23시간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8시 15분쯤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다음 방문지인 일본으로 떠났다.

[김성훈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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