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권 쥔 지도부 선출에 국민의힘 '들썩'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이르면 다음달 말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당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을까 아직 공개 행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광복절을 전후로 공식 출마 선언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열쇠를 쥔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전날 비대위 출범 후 조기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짜리 온전한 당대표 선출에 무게를 실으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다.
제일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사람은 김기현 의원이다. 김 의원은 최근 당내외 인사들과 폭넓게 만나 조언을 들으며 전당대회 관련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1 지방선거 직후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미래’를 발족한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에 참석하는 등 ‘윤심’을 향한 구애에도 적극적이다.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만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는 10일 천안함 생존장병 등 200여명을 초청해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상영회를 연다. “당 위기를 극복할 리더임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친윤(석열)계 색채가 옅으면서도 윤 대통령 및 친윤계 의원들과 두루 친밀한 관계를 맺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친윤·비윤 상관 없이 김 의원이 원내대표 때 일을 잘 해서 인기가 많다”며 “당 의원들이 주최하는 행사나 식사 자리에 빠짐 없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대중 인지도에서 가장 유리하다. 안 의원은 지난달부터 경제위기·과학기술·방역 등을 주제로 한 ‘민·당·정 토론회’를 개최하며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점을 내세웠다. 오는 9일 4차 토론회에서 당대표 출마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당내 상황에 대한 직접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면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주 휴가 중인 가운데서도 학제 개편·전시작전통제권 전환·‘칩4’ 가입 관련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안 의원은 이날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정치권은 제 역할과 기능을 회복해야만 한다”며 당 상황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두 의원 외에도 원내에서는 중진인 주호영·윤상현·조경태·홍문표·정진석 의원 등이,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갈등이 극심한 당 상황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과 호흡이 맞으면서도 윤 대통령에게 종속되지 않는 인사가 대표가 돼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나온다.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출마를 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 김웅 의원, 김용태 최고위원 등이 대항마로 출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후보도 벌써부터 입길에 오른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당연직인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과 선출직인 최고위원 4명 및 청년최고위원 1명, 대표가 지명하는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강민국·박성중·박수영·이용·최승재·허은아 의원과 이언주 전 의원,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 등이 선출직 후보로 거론된다.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주변에서 (출마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도 “너무 일찍 출마 의사를 밝히면 비판을 받을까봐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유력 당권주자에게 줄을 대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김 의원 공부모임에는 여당 의원 절반 가까운 50명 안팎의 의원이 매회 참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때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섣부른 예측은 의미가 없다”며 “당심은 결국 ‘윤심’이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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