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 2%, '민간부채' 고려하면 4%..한은, '중립금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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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가 이제)균형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히면서 요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흐름의 1차 목표치가 될 '중립금리'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우리 경제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경기중립적인 이론상 중립금리 범위를 2% 중후반대로 추정 중이다.
그러나 이는 경기와 물가만 고려한 것으로, 과도한 민간부채까지 추가하면 사실상 적정 중립금리 수준을 최대 4%대까지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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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금리인상 기조 1차 목표치가 '중립금리'
시장 2% 중후반대 추정.."민간부채도 고려해야" 주장
세계 3위 '신용갭' 추가 계산하면 중립금리 최대 4%대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가 이제)균형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히면서 요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흐름의 1차 목표치가 될 ‘중립금리’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우리 경제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경기중립적인 이론상 중립금리 범위를 2% 중후반대로 추정 중이다. 그러나 이는 경기와 물가만 고려한 것으로, 과도한 민간부채까지 추가하면 사실상 적정 중립금리 수준을 최대 4%대까지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통화정책은 경기·물가는 물론 금융안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 방정식 앞에 서 있다.
4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은은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중립금리를 추정해보고 있다. 중립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올릴 때 중립금리를 가늠자로 삼기 때문이다. 한은도 1차 목표치를 중립금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중립금리까지 일단 올리고 추가 인상 여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으며, 지난 7월에는 “기준금리 2.25%는 아직 중립금리 수준까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경제의 중립금리를 2% 중후반대로 보고 있다. 정작 각국 중앙은행은 내부 중립금리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이른바 ‘테일러 준칙’(국내총생산 및 인플레이션 지표로 계산)과 자연이자율(소비·투자와 저축이 균형을 이루는 금리수준) 등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주로 중립금리는 경기와 물가를 변수로 두고 계산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를 두고 우리나라는 금융 변수를 추가해야 한다는 논쟁도 있다. 법에 명시된 한은 책무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으로, 연준의 책무(물가안정 및 최대고용)와 다소 다르다. 한국은 또 미국에 견줘 민간 부채규모가 매우 위험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후 국제결제은행(BIS)은 중앙은행들이 중립금리에 금융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국은 비아이에스가 평가하는 신용갭이 ‘경고 단계’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17.7%포인트로, 일본(25.6%포인트)·태국(21.4%포인트)에 이어 조사 대상 국가 중 3위다. 신용갭은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기업 민간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측정한 것으로, 10%포인트를 넘으면 경보 단계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신용갭은 -0.5%포인트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의 추정 중립금리(2% 중후반대)에 높은 신용갭을 추가하게 되면 균형 금리수준은 훨씬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한은 조사국장 출신인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테일러 준칙에 신용갭을 추가할 경우 적정 금리가 4%를 상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고뇌가 연준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과도한 민간부채를 정리하려면 이론상 기준금리를 4%대까지 올려야 하지만, 그러면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희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중립금리 계산 때 지디피갭과 인플레이션갭만 보는데, 한은은 금융안정 책무가 있으니 신용갭도 봐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신용갭 축소를 위해 금리를 크게 올리면 매우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부채 정리)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은이 중립금리에 경기·물가·금융 등 3가지 변수의 가중치를 어떻게 둘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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