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에 엇갈린 대만 여론.."군사 충돌만은 피하길"

김예슬 기자,김정률 기자 2022. 8. 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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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외교 전문가들은 그의 방문이 도발적이고 잘못됐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대만 온라인 상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중국의 군사 훈련을 촉발했다며 펠로시 의장과 미국을 향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이날 오후 12시(한국시간 4일 오후 1시)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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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초강대국의 정치적 목표 이룰 수단으로 전락"
"중국 입장서 미국의 대만 방문은 늘 적절하지 않아"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낸시 펠로시가 기자들을 상대로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김정률 기자 =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외교 전문가들은 그의 방문이 도발적이고 잘못됐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며 대만 내에서도 희망과 두려움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4일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타이중 퉁하이대학교 정치학과의 판 차오민 교수는 대만이 미중 갈등의 경기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판 교수는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만이 두 초강대국 간의 경쟁에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오산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화민국 총상공회의소, 대만전기전자공업회 등 9개 대만 주요 산업계 및 기업 협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는 상황을 정말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적 측면을 살펴보고 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투자한 대만 기업과 중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대만인이 정말 많다"며 "우리는 대만과 중국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무역과 대화를 계속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만-아시아 교류재단의 전 연구원인 제레미 화이체 치앙은 "타이밍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중국 입장에서 미국의 방문이 적절한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에 손을 내미는 데 용기를 보이는 모든 외국 친구들을 따뜻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쑨원 대학교의 이안 쑹옌 첸 부교수도 "대부분의 대만인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지지한다"며 "그녀가 대만에 오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극히 적다"고 강조했다.

주워싱턴 대만대사를 역임한 빈센트 차오 역시 "펠로시 의장은 진심으로 환영받았다"며 "그는 안보, 경제, 거버넌스 세 가지 주제에 중점을 뒀고, 이 주제들은 대만과 미국 간 상호 관심 분야"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중국 핑탄섬에서 중국군 헬기가 지나가는 모습을 관광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핑탄섬은 중국 본토 중 대만과 인접한 지역 중 하나다. ⓒ AFP=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한편 대만 온라인 상에서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중국의 군사 훈련을 촉발했다며 펠로시 의장과 미국을 향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이날 오후 12시(한국시간 4일 오후 1시)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대만 야후 뉴스 사이트에 걸린 중국군 훈련과 관련 뉴스 댓글에는 "미국 역사는 언제나 현지인들에게 재난을 가져왔다"고 미국을 책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할머니가(펠로시 의장) 불을 지르러 왔다", "미국은 완전히 소멸됐다…어디 갔느냐(Where are you)", "미군은??? 대만에 없네...갔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중국군의 훈련이 지속될 경우를 우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사용자는 "만약 (중국이) 매주 이러면 대만이 붕괴된다는 것을 보장한다"고 했다.

또 "민진당(대만 여당)은 평소에 제일 큰 목소리로 중국에 대항하고 대만을 지킨다고 하지만 지금 (중국군) 훈련이 집앞에서 벌어졌는데 왜 아무 소리도 없냐. 어선이라도 타고 나가 항의하는 게 가장 좋아하는 공연 아니냐"고 비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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