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취업, 왜 느나' 했더니.. 다른 연령층 기피 직종에 몰려

윤주영 2022. 8.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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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60세 이상)과 청년 여성(15~29세)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폭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직종에 취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취업자수 증가가 생산 대비 가파르다는 점 △대면 소비 증가에 따른 일시적 상승일 수도 있다는 점 △코로나19 재확산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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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
"청년 여성도 폭증.. 25% 고용의 질 취약"
지난달 13일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 게시판 앞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고령층(60세 이상)과 청년 여성(15~29세)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폭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직종에 취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낸 '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4만1,000명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넘어 호조세다.

보고서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최근의 취업자수 증가는 이례적", "감염병 확산 직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미국과도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노동 수요와 공급(경제활동참가율 상승) 모두 늘었지만 공급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활동참가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고령층과 청년층이었다.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 사이 고령층은 1.5%포인트, 청년층은 1.9%포인트 늘었다. 다만 인구수로 따지면 고령층은 같은 기간 16.6% 증가했고, 청년층은 1% 감소했다. 청년층 인구가 4.7% 감소한 탓이다.


고령층과 청년층 중심으로 취업자수 큰 폭 증가

지난 6월 2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 한마당'을 찾은 어르신들이 취업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고령층이 최근 얻은 직장은 ①제조·건설업 현장직, 청소·경비직 등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생산·현장직(42.3%) ②농림어업직(18.9%)이었다. 보고서는 두 직종을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직종"이라고 짚었다.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의 경우 올해 5월 빈 일자리수가 6만3,000명으로 2020년 2만7,000명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수가 증가했다. 상반기 농림어업직에 종사하는 고령층의 78.3%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는데, 보고서는 "귀농을 했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령층이 밀려났을 가능성"으로 풀이했다. 그외 공공 부문에서 제공하는 초단기 일자리는 취업자수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청년 취업자 중 여성 67.5%

지난 6월 15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구직자 발굴의 날 행사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구직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청년층 취업자 중 여성 비율은 67.5%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상윤 과장은 "코로나19 당시 여성은 특히 육아·교육 문제로 노동 공급이 불가능했으나 점차 상황에 적응하면서 취업자수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청년 여성이 취업한 분야는 ①비대면 서비스업 사무직(52.8%) ②간호사 등 보건복지업 전문가(31%) ③음식숙박업 임시직(25.1%)이었다. 보고서는 "음식숙박업의 경우 상당수가 5인 미만 영세 업체에서 근무(6월 기준, 52.7%)하고 있고 주당 근로시간(약 19시간)이 짧아 고용의 질이 다소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과 수요 모두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업자수 증가가 생산 대비 가파르다는 점 △대면 소비 증가에 따른 일시적 상승일 수도 있다는 점 △코로나19 재확산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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