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시행..'노동이사 노조 탈퇴' 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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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대표하는 노동자가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결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가 130개 공공기관에서 시작됐다.
노동이사제가 첫 발을 뗐지만 '노동이사의 노조 탈퇴' 등을 두고 노동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공공기관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이사제가 실시됐다.
경영계는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향후 이사회에서 노사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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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대표하는 노동자가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결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가 130개 공공기관에서 시작됐다. 노동이사제가 첫 발을 뗐지만 ‘노동이사의 노조 탈퇴’ 등을 두고 노동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노동이사제 자체가 향후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일부 금융 공공기관도 여기에 포함된다.
노동이사제는 이날 이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는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기관에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조 대표가 2명 이내의 후보자를 임추위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노동이사를 선임한다. 이때 노조위원장이 직접 본인을 추천할 수도 있다. 과반수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거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후보자를 2명 이내로 추천한다. 이후 임추위 추천 절차를 다시 한 번 더 거쳐 노동이사 1명을 뽑는다. 선임된 노동이사는 기업 의사 결정에 노동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공공기관에서 노동이사제가 시작됐지만 노동·시민단체의 불만도 적지 않다. 노동이사가 되면 노조에서 탈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발표된 ‘노동이사의 임명과 운영’에 관한 지침을 담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노동이사로 임명되는 사람이 노조법상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경우에는 그 자격 또는 직을 탈퇴하거나 사임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노동계는 정부의 이런 지침에 반발하며 노동이사의 권한과 자격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달 14일 기재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노동이사가 노조와 단절된다면 근로자 이해를 대변하는 노동이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노동이사의 권한 제한 지침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규정을 시행령으로 마련하고, 노동자의 요구 사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부의할 수 있는 ‘안건 부의권’ 인정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는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향후 이사회에서 노사 갈등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노동정책 이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대립적·갈등적 노사관계 현실을 고려하면 노동이사제는 이사회를 노사 간 갈등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경영상 의사결정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공공기관 개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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