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의전 '냉대' 불쾌? 대통령실 "미국 쪽이 사양했다"

[펠로시 대만행 후폭풍]하태경 "심각한 외교적 결례"
대통령실 "늦은 시간 도착이라 미국이 사양"
국회의장실 "미국 쪽과 사전에 협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밤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미국 국가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한국에 도착할 때 현장에 정부나 국회 쪽 영접 인사가 나가지 않은 점을 두고 ‘부실 의전’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국회와 대통령실 쪽은 “사전에 협의된 사안”이라고 4일 해명했다.

펠로시 의장과 미 하원 대표단을 태운 전용기는 지난 3일 밤 9시26분께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하지만 주한미국대사관이 트위터에 공개한 입국 당시 사진을 보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펠로시 의장 영접을 위해 레드카펫 옆에 서 있을 뿐, 한국 정부나 국회 쪽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은 4일 펠로시 의장이 한국 쪽 의전 관계자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부실 의전’ 논란으로 확대됐다.

여권에서도 “외교적 결례”라며 목소리를 보탰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만약 우리 국회의장이 미국에 도착했는데 미국 의회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냉대를 한다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이고 대한민국 무시냐”며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파트로 국내 의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는 사전에 협의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관련 사항에 대해서 협의를 했다. 국회 사무처 관련 부서와 미국 쪽이 협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펠로시 의장이 공개적으로 수차례 한국 쪽 환대에 감사하단 말을 하셨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4일) 오찬 때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펠로시 의장이 그 정도로 말씀했으면 ‘불편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불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국회 의전팀이 영접을 나가려고 했지만 미국 쪽이 늦은 시간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을 감안해 영접을 사양한 것”이라며 “양쪽의 양해(에 따라) 조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