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직접 겨누는 이준석, 與 분열 가속화..'분당' 데자뷰?

전민경 2022. 8. 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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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날선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자신의 당대표 복귀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선 내내 '원팀'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한 반격에 나서면서 여권 분열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 문자메시지' 내용을 인용해 "내부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 계속 이렇게 해야한다"고 비꼬았고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 '용피셜'이라는 표현을 쓰며 공개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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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尹대통령·대통령실 동시 저격
"대통령실은 발언 지적할 용기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다"
여론전·소송전으로 반격 태세
새누리당-바른정당, 보수 분열 오버랩
분당·창당 현실화 가능성은 '글쎄'
울릉도 떠나는 이준석 대표 (울릉=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7.27 dwise@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날선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다.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자신의 당대표 복귀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선 내내 '원팀'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한 반격에 나서면서 여권 분열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준석, 尹·대통령실 공개 비판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윤 대통령의)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이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면서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 문자메시지' 내용을 인용해 "내부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 계속 이렇게 해야한다"고 비꼬았고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 '용피셜'이라는 표현을 쓰며 공개 반발했다.

징계 처분을 받은 후 '장외전'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당의 비대위 전환 결정 이후 여론전에 소송전까지 동원하며 반격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전날 밤엔 비대위 전환 추진 과정을 비판하며 "이 모든 난장판의 첫 단계인 초선모임 성명서부터 살펴보니 익명으로 의원들이 참여해서 숫자를 채웠다"며 "실명으로 참여한 분들도 왜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나. 정리해서 앞으로 모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2018년 6월 4일 당시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구병 국회의원 후보와 지원 유세에 나선 유승민 공동대표가 4일 서울 노원구 마들역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News1 /사진=뉴스1
■쪼개지는 與...다시 '분당' 가능성까지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 당이 반으로 나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밤 CBS라디오에 출연해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 의장이 '비대위 출범시 이준석 대표 자동 해임' 해석을 내놓은 데 대해 "그렇게 가면 당이 쪼개진다"고 내다봤다.

보수정당의 분당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계기로 '비박'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때를 떠올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으로 이어진 계보의 핵심 멤버였다는 점에서 보수 분열의 '데자뷰'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와 정치적 노선을 함께 한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최근의 사태에 쓴소리를 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실제로 집권여당이 반으로 나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분당, 창당 이야기는 위기감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 집권여당에서 현실화 되지도 현실화 되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최대한 빨리 수습 방안을 찾아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비윤석열계'로 꼽히는 하태경·조해진 의원은 이 대표 복귀를 위한 당헌개정안을 내놓으며 '과거 지도부 해산'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 몰아내기는 당헌당규와 법리적으로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며 당대표가 '사고' 상황일 때 대표 지위가 유지되도록 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최고위원을 선임해 잔여 임기를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생 당헌 개정안'을 제안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조해진·하태경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왼쪽)과 하태경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헌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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