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논란에도 권성동 비대위원行..당권 잡기 與후보군 물밑작업

배진솔 2022. 8. 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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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비대위 출범시 權, 당연직 비대위원 합류 가능성
당대표 직무대행 내려놓은지 10일만..비판 불가피
權에 "2선 후퇴" "원내대표도 사퇴" 등 요구 묻혀와

[이데일리 배진솔 경계영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당연직 비대위원에 합류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사적 채용 발언, 텔레그램 메세지 유출 논란 등으로 현 비대위 체제를 야기한 장본인이자 집권여당의 수뇌부가 또다시 새로운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두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당 내부에서도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아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세종시 연기면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부지를 방문,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권성동, ‘비상상황’ 책임론…2선 후퇴·원내대표 내려놓아야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에서 현재 상황이 당헌·당규상 비대위로 전환해야 하는 `비상상황`이 맞는지 유권해석을 내린다. 상임전국위는 당대표 등 당연직 위원을 포함해 최대 100명인데, 현재 인원은 64명이다. 상임전국위원들의 토론을 거쳐 재적 인원의 과반 이상이 ‘비상상황이 맞다’는 결론을 내리면, 당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9일 전국위에서 이같은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면 곧바로 권 대행에 의해 비대위원장 임명까지 마무리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해 총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관례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포함된다. 또 청년과 여성 비대위원도 보통 한 명씩 포함돼 왔다.

이에 따라 권 대행은 당대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지 10여일 만에 다시 비대위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조속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문자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면서다. 이전에도 ‘대통령실 사적채용’ 관련 발언과, 검수완박 합의 과정에서 실수를 하는 등으로 거듭 사과를 해오며 리더십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만 내려놓고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에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직무대행과 함께 원내대표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나 친윤계 등 대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목소리가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달라”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권 대행은 본인의 사심과 무능만 드러냈을 뿐 당이 나아갈 새로운 비전은 무엇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리더십만 바닥을 드러냈다”며 “권 대행은 지금 당장 모든 직을 내려놓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라”고 했다. 이밖에도 “원내대표를 유지하면서 자동 승계된 대표 권한대행(직무대행)만 사퇴하겠다는게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홍준표 대구시장), “원내대표 지도력이 약화된 상황은 해당자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지 그 자체를 비상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최재형 혁신위원장) 등 비난이 쏟아졌다.

權, 비대위 전환 선수별 모임…당권 주자들 움직임도 주목

권 원내대표는 이러한 비판은 일축하고 이날도 당내 3선 의원 일부와 오찬을 함께 하며 비대위원장 논의 등 당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는 지난 2일 최고위를 통해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전국위 소집을 의결한 후 당내 선수별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서병수 의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권성동 직무대행이 비대위 출범 이후에도 원내대표 자격으로 비대위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 “그건 이 자리에서 제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고, 새로 비대위가 꾸려지면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협의를 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우리 국민이 어떻게 느낄까 하는 정서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비대위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에선 김기현 의원이 지난 6·1 지방선거 이후 가장 먼저 당내 공부모임을 출범시키는 등 당권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유력 당대표 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 역시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기반을 보완하고자 공부모임을 시작했다. 휴가 기간 미국에 머물면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이외에도 원내에선 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나 주호영 의원, 4선인 윤상현 의원 등도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에선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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