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러 비료·원유 수입 급증..서방 '경제적 고립' 계획 차질

방성훈 2022. 8. 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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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로부터 비료와 원유 등의 수입을 크게 늘렸다.

러시아도 지난해 비료 수출을 제한하긴 했지만, 인도가 오랜 기간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의 무기와 원유를 수입하는 등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인도에는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WP는 인도 외에도 브라질과 같은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러시아산 비료 수입 등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서방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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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분기 러産 비료 774만t 수입..작년 1년 물량의 67%
中 비료 수출제한·국제 비료값 급등·폭염·인플레 등 영향
비료 외에도 원유·석탄·해바라기유 등 러 수입액 3배 폭증
브라질 등 개도국들도 러에 의존.."완전 경제 봉쇄 힘들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도가 최근 수개월 동안 러시아로부터 비료와 원유 등의 수입을 크게 늘렸다. 경제 제재 등을 통해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2분기(4~6월) 러시아로부터 774만톤(t)의 비료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러시아에서 수입한 물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로, 불과 3개월 동안 러시아가 인도의 최대 비료 공급 국가가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러시아산 비료가 서방의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인도의 밀과 쌀 등 곡물 생산량이 폭염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지난 5월 식량안보 위기 및 자국 내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밀 수출을 금지했다. 농업 전문가인 드빈데르 샤르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적절한 비료 공급이 없으면 농업 생산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비료 수출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은 내수시장에서 비료값이 급등하자 지난달 국영기업들의 비료 수출을 일시 중단했고, 인도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산 비료로 눈을 돌렸다. 러시아도 지난해 비료 수출을 제한하긴 했지만, 인도가 오랜 기간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의 무기와 원유를 수입하는 등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인도에는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는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인도에 비료를 공급하고 있다고 인도 매체들은 전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료 가격도 전년 동기대비 3배 가량 급등했다.

인도는 비료 외에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도 늘렸다. 6~7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약 100만배럴로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전과 비교해 25배 이상 급증했다. 인도가 1~5월 러시아 원유 대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37억달러(약 4조 85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50% 폭증했다.

이는 러시아산 우랄유가 브렌트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입장에선 에너지 수요 충족,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통화가치 보호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석탄과 해바라기유를 포함한 다양한 러시아산 물품에 대한 인도의 수입이 증가했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5월까지 러시아로부터 83억달러(약 10조 8800억원)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WP는 인도 외에도 브라질과 같은 일부 개발도상국들이 러시아산 비료 수입 등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서방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

미 싱크탱크 신미안보센터(CNAS)의 에도아르도 사라발레 연구원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에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완전한 봉쇄를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인도 등이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려면 (서방이) 대체 수입원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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