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의전 결례 논란..與 "국회의장 책임"vs 野 "윤정부 아마추어"

與 "의전 파트너는 정부 아닌 국회" vs 野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참사"
의장실 "펠로시, 환대에 수차례 감사 표현..영접은 美측과 사전 합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윤다혜 노선웅 기자 = 여야는 4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결례' 논란에 대해 각각 국회와 정부에 '의전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국회"라는 입장을 밝히며 김진표 국회의장의 책임으로 돌린 반면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부끄러운 의전 참사"라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전날(3일) 밤 대만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으나, 펠로시 의장 일행이 도착한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는 우리 측 정부 관계자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의전 결례 논란이 일었다.

TV조선은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를 인용, "펠로시 의장이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거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의회에서 방문할 땐 영접을 의회에서 나가서 한다. 그게 세계 공통의 의전 방식"이라며 "행정부에서 나가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고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서 방한 환영 의전팀이 나가야 한다"며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결례가 의전 참사로 이어지며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며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처음이라서 아마추어 외교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은 것 같지만 의전 참사를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하다"며 "윤 대통령은 허둥지둥하며 오후에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지만 의전 참사를 뒷북 대응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오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김진표 의장 책임론에 대해 "입국장 홀대는 외교 문제인데 왜 국회의장이 사과하느냐. 정부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나란히 걸어 들어 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2.8.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1시50분쯤 펠로시 의장이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국회를 방문하자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직접 본관 앞으로 나가 펠로시 의장을 맞이했다. 본관 앞에는 전통 복식을 입은 의장대가 도열했다.

펠로시 의장은 김 의장의 환대에 활짝 웃으며 가벼운 '팔꿈치 인사'를 주고받았다. 김 의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직접 국회를 안내하고 본관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이 국회를 떠난 후 국회 관계자는 양자회담 관련 브리핑을 통해 "영접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군데에서 (미국 측에) 경위를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양국 의장 간 회담과 오찬 분위기에 대해 "오찬이 끝날 때까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펠로시 의장이) 김 의장과 대한민국 국회의 환대에 대해 '너무 고맙다'고 감사 말씀을 여러 차례 했다. 오찬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며 영접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이런 분위기로 봐서는 펠로시 의장이 불쾌해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미국 측에서 영접을 사양했다는 대통령실 설명에 대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예민한 상황이라서 보안 측면에서 미국 측에서 각별히 신경 쓴 부분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관계자는 대만 정부에서는 펠로시 의장을 영접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는 "그건 대만 사정"이라며 "대만에서 (영접을) 나갔다고 해서 우리도 꼭 나갔어야 했나. 그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