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지층 겨냥하는 이재명.."당심, 여심 괴리 극복해야"

탁지영 기자 2022. 8. 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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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4일 제주 상공회의소 회의장에서 열린 당원 및 지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4일 “당심, 민심, 여심(여의도 정치인 마음)의 괴리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제주 지역 당원·지지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심과 여심이 괴리된 사례로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를 들었다. 이 후보는 “(전당대회에 나오는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그건 여의도의 말과 탈이었다. 국민, 지지자, 당원들의 생각과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대표 출마를 만류했던 당내 의견을 ‘여의도의 말과 탈’이라 치부하며 출마를 정당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저를 말렸던 이유는 ‘개인적인 손실이 너무 크다. 가만 있으면 국민의힘이 실패할 게 확실하니 우리에게 기회가 온다’ ‘당은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 할배가 해도 바뀌지 않는다. 괜히 바꾸려면 시끄러워지니 가만히 있자’는 것이었다”며 “여의도에 오래 있을수록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간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치 세력이 운수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통찰력으로 미래를 보면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실천해서 국민들이 ‘믿고 가야겠다’ 생각하게끔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당 안팎에서 벌어지는 공세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모든 영역에 모든 방향에서 최대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가끔씩 이 전쟁터로 끌려나온 가족들을 생각하면 ‘내가 왜 여기까지 왔을까’ ‘너무 빨리, 너무 멀리 왔다’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당대회 본경선에 올라온 이후 연일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과 당원 사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욕하는 플랫폼’을 말했다가 설화에 휩싸이는가 하면, 지난 6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둘러싼 비판은 “당원들은 출마에 동의하는 분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당사 1층을 당원 휴게실로 개방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 개방은 민주당 당원청원시스템에 올라온 청원 중 하나다.

다른 당대표 경선 주자들도 오는 6~7일 있을 강원 및 대구·경북, 제주·인천 순회 경선을 대비했다. 강훈식 후보는 이날 오영훈 제주지사와 면담하고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강 후보는 제주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받던 참고인이 사망한 데 대해 “국민 상식에 맞는 진솔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며칠 전에는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해명하다가, ‘배우자 차량 기사다’ ‘선행 차량 기사다’ 등으로 말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식의 해명은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킬 뿐이다. 거듭되는 진실 공방으로 빠질 경우 민주당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제주 지역 청년 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정치에 정식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민주학숙’을 만들겠다”며 “영남에 ‘노무현 캠퍼스’, 호남에 ‘김대중 캠퍼스’ 같은 것을 설치해서 지역에서 정치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만드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후보는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나와 “열흘 안에 1:1 구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지지층이 요구하면 당의 방침, 상임고문들의 걱정, 국회의원들이 우려하는 목소리는 다 무시하는 사당화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우려가 계속 번지고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강 후보와 박 후보는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폈다. 강 후보는 “1 대 1 구도는 박 후보 본인의 희망”이라며 “1 대 1 구도에 누가 적임자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금은 박용진과 강훈식의 이해를 앞세우기보다는 민주당에 이변이 벌어져서 에너지가 넘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당원, 국민들의 간절함을 잘 받아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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