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돼지에서 장기를 되살렸다

이영애 기자 2022. 8. 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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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팀이 죽은지 한 시간이 지난 돼지의 장기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장기이식에 쓸 장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먼저 돼지의 심장에 충격을 줘 심장마비를 유도한 뒤 1시간 후 오르간엑스를 이용해 특수 용액을 주입했다.

2019년 8월 죽은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 기능 중 일부를 되살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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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진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죽은지 한 시간 지난 돼지의 장기를 되살리는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연구팀이 죽은지 한 시간이 지난 돼지의 장기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장기이식에 쓸 장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죽은 생명체의 장기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연구 윤리에 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네나드 세스탄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팀은 심장이 멈춘 돼지에 '오르간엑스(OrganEx)'라는 장치로 특수 용액을 주입해 심장박동이 다시 뛰도록 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8월 3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돼지의 심장에 충격을 줘 심장마비를 유도한 뒤 1시간 후 오르간엑스를 이용해 특수 용액을 주입했다. 6시간이 지나자 용액을 주입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오르간엑스에 연결된 돼지의 혈액순환이 훨씬 원활했다. 몸 전체에 산소가 흐르기 시작하자 심장의 전기신호와 수축이 감지됐다. 간, 신장, 뇌 등 장기 세포들도 다시 기능을 되찾았다. 사후경직도 일어나지 않았다.

돼지의 장기를 되살리기 위해 개발된 특수 용액 안에는 영양소와 소염제, 신경차단제, 인공 헤모글로빈 등 13가지 물질이 섞여있다. 다만 신경차단제는 신경이 발화하는 것을 막아 뇌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돼지의 의식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2년 전 비슷한 연구를 성공한 적이 있다. 2019년 8월 죽은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 기능 중 일부를 되살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브레인엑스(BrainEx)라는 직접 개발한 인공 혈액 공급 장치를 이용했다. 즈보니미르 베르셀자 예일대 의대 연구원은 "브레인엑스는 특정 장기에 맞게 제작된 반면 오르간엑스는 모든 장기에 작동하는 공통적인 특성을 찾아야 했다"며 "뇌보다 신체 다른 곳에서 더 활동적인 면역 체계를 포함했다"고 말했다.

예일대 연구팀은 이 기술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겪은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스탄 교수는 "벌써 죽었어야 할 여러 중요 장기에서 기능이 회복됐다"며 "세포 소멸 과정이 중단되거나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고 말했다.

김선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래형자원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생명연장 기술의 일종"이라며 "심정지가 온 사람들에게 제세동기를 쓰기 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장기를 이식한 뒤 제대로 기능하도록 활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올해 초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했는데, 심장을 이식하고 난 뒤에는 원래 환자의 심장박동과 동기화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오르간엑스 장비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장기이식 대기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4월 기준 4만 명에 육박한다. 기증자보다 대기자가 급격히 늘면서, 바이오 이종장기, 인공장기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김 센터장은 "이종장기 등 개념이 국민들에게 퍼지면서 장기이식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며 "예일대의 연구 성과 같은 기술 개발과 더불어 연구에 대한 윤리적 이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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