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카마 '개구릿대' 사기죄 처벌될 수 있을까?

여자를 사칭해 유튜버를 한 것만으로는 사기죄 성립이 어려울 전망

지난 2018년 구독자 3000명 달성 기념 Q&A 영상에서 공개한 얼굴은 분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개구릿대의 여장남자, 이른바 넷카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메이플스토리 유저 사이에서 사기죄로 형사 처벌을 이끌어내자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이 유저는 개구릿대에게 속아서 후원한 사례를 모으자는 구체적 지침까지 내놨다. 

개구릿대를 고소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메이플스토리 운영정책 사항 중 '게임 운영 방해'에 대한 내용이다. 개구릿대의 넷카마 행세는 "사회적 통념상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운영약관ㆍ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로 서비스 이미지를 해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하나는 형법 제347조에 해당하는 사기죄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는 내용이다. 개구릿대는 그동안 자신은 여성으로 속이며 유튜브 후원 등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말이다. 

건강 악화로 인한 활동 중단 및 채널 판매는 개구릿대의 자작극으로 탄로났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대로 개구릿대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을 사칭한 것만으로 사기죄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개구릿대 넷카마 사건에 대해 형사사건 전문 김소연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사기죄는 사람을 속이는 기망 행위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범죄로 기망 행위와 이익을 취한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남성이 자신을 여성이라고 속이는 것도 기망 행위로 볼 수 있으나, 그것 때문에 이익을 얻었는지는 개별적으로 따져 봐야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남성이 가명을 쓰고 여장을 하면서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들을 상대로 흥분제를 사서 우리 집에서 성관계를 갖자고 속여 흥분제 구입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유죄로 인정된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하지만 위 사례와 달리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경제적 후원은 호의, 호감, 응원, 동정심, 재미를 제공한 댓가 등 다양한 이유 때문일 수 있어 일률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여성이라고 속인 것 외에 구체적으로 더 무엇을 속였는지 구체적, 개별적으로 따져서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구릿대가 여성이라고 사칭하면서 유튜버 활동을 한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개구릿대 형사처벌 주장에 대한 커뮤니티 유저들의 반응도 냉랭하다. "과몰입이다", "이런 주장을 진지하게 썼을 것을 생각하니 한심하다", "개구릿대가 괘씸하긴 한데 이건 뇌절이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대세다.

개구릿대는 넷카마 인정 후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 채널명을 다시 원상복귀하며 유튜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3일 저녁 8시경 업로드된 '하라는 거 하겠습니다' 영상은 16시간 만에 조회수 43만 회를 웃돌았다. 

'하라는 거 하겠습니다' 영상에서는 그동안 구독자를 속여왔던 것들에 대해 실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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