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 강동구' 서울 동부권 교통·경제 중심 도시 만들 것"
[서울&]
정치 입문 15년 만에 선출직 당선
주민 만나 예산 현황 알리며 소통
변화 바라는 주민 마음 너무 간절
기대만큼 부담, 소명 의식 더 커져
‘힘찬 변화, 자랑스러운 강동’ 구정 목표
공약 1호 암사역사공원 ‘조기 완공’
강동·경기 동부권에 GTX-D 꼭 필요
고덕동 쓰레기 소각장 건립 막을 것
도시농업·마을공동체 사업 개선하고
약자 위한 복지망 더욱 촘촘히 구축
이수희(52) 강동구청장은 정치 입문 15년 만에 선출직 구청장에 당선됐다. 이 구청장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강북을 지역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원외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인연을 쌓았다. 2020년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강동갑에 출마해 다시 고배를 마셨지만, 지난 6월 ‘당의 요청’으로 출마한 지방선거에서 당선의 결실을 보았다.
지난 7월28일 강동구청 구청장실에서 이 구청장을 만나 구정 계획을 들었다. 이 구청장은 ‘힘찬 변화, 자랑스러운 강동’을 구정 목표로 암사역사공원 조기 완공, 지티엑스-디(GTX-D) 노선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을 막겠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똑 부러지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치 입문 15년 만에 강동구청장에 당선됐다. 소감을 들려달라.
“감사하다. 구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을 잘 알기에 잘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상당히 크다. 기대도 되지만 부담도 된다. 내실 있는 인수위 활동으로 구정을 파악하며 소명 의식이 점점 더 커졌다. 구청장 일은 행정의 과정인데, 그 결과물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재밌다.”
취임 이후 2주 동안 주민과의 만남을 가졌는데,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당선 이후 인수위를 꾸려서 굉장히 열심히 일했다.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주민들이 정보를 공유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 전에는 보통 신임 구청장이 잘하겠다고 덕담하고 아이스브레이킹(분위기 만들기)을 하는 정도였다. 이번에는 내가 직접 제일 중요한 강동구 예산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주민들이 원하는 대규모 사업들의 경우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과 이유를 말씀드렸다. 굉장히 놀라더라. 주민들이 재정 상태에 대해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선해 하면서도 상당히 좋아했다.”
구정 목표가 ‘힘찬 변화, 자랑스러운 강동’이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강동구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수도권 동부의 경제지도를 바꿀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강동구 민선 8기 핵심 키워드는 ‘마음 심(心)’이다. 서울 동부권의 교통·경제 중심 도시로 만들고, 복지·교육·문화에는 진심을 다하고, 구민을 위한 친환경 정책과 안전 그리고 공감 어린 소통으로 뚝심 있게 구정을 운영하는, 마음을 다하는 행정을 펼치겠다.”
강동구의 도시계획 디자인을 담은 ‘2030 그랜드 디자인’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떤 내용인가?
“조직 개편이 먼저 돼야 한다. 위원회가 꾸려지면 시간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간 강동구는 장기적인 관점의 비전을 담은 그랜드 디자인 없이 개발이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더 효율적으로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원도심과 뉴강동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강동구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강동구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겠다.”
서울시가 고덕·강일지구를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에 포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할 만큼 강동구의 반대 의지가 강하다.
“결정은 서울시에서 하겠지만, 후보지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고덕이 후보지에 들었다고 밝힌 적이 전혀 없다. 문제는 이렇게 적법한 절차로 후보지 선정이 진행되기 전에 박원순 시장 계실 때 스리슬쩍 지정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환경부 입장에서는 절차를 안 지킨 것이라 무효가 됐다. 그래서 새로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 몰래 고덕에 소각장을 설치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기에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반대 성명이 나온 것이다.”
그럼 충분히 강동구가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강동구는 쓰레기와 관련해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미 광역음식물처리시설이 고덕에 있다. 그런데 굳이 강동구에 소각장까지 있어야 하나. 강동구는 서울시의 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소각장까지 참아내라고 하는 건 너무 과한 요구다. 이건 님비가 아니다. 쓰레기 소각장 짓겠다는 곳 주변이 과거에는 허허벌판이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했다. 여기에 뭘 짓겠다고 할 만한 입지가 아니다.”
공약 1호로 2026년 이전에 암사역사공원을 완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공원 조성 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바뀌나?
“2006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강동구민들의 숙원사업인데도 2022년 현재까지 토지 보상이 76%만 완료될 정도로 지체되고 있다. 2026년이면 공원으로 지정된 지 20년이 돼 ‘도시공원 일몰제’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도시계획시설이 실효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공원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오세훈 시장 캠프에 가서 암사역사공원에 대해 설명했고, 공약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해 오 시장의 공약으로도 확정된 사업이다. 토지 보상과 공원 조성이 대부분 시비로 이루어지는 만큼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최신 공원 트렌드를 반영한 공원 조성 계획을 새로 수립할 예정이다.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강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조성하겠다.”
GTX-D 노선 유치를 공약했다.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가능, 불가능을 떠나서 강동구는 절실하다. 서울 인구는 1천만 명에서 96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유일하게 강동구만 인구가 늘어 몇 년 지나면 5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강동구는 남양주, 구리, 하남 등 경기 동부권과 연결되는 관문이다. 경기도지사도 경기 동부권을 많이 키우려고 한다. 정권교체 뒤 국토부에서 GTX 사업이 지향하는 수도권 균형발전과 광역교통 개선이라는 근본 취지에 맞게 노선을 재검토하고 있다. 강동구의 발전뿐 아니라 경기 동부권을 위해서도 GTX-D는 꼭 필요하다.”
취약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펼칠 계획인가?
“현재의 복지망을 점검하고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 더 자주, 더 많이 취약계층을 만나고 보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아동돌봄시설이라든지 어르신돌봄시설에 양질의 식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리원에 대한 지원도 검토하고 있고 워킹맘, 맞벌이 부부 등이 양육으로 인해 사회활동 참여 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다양한 영유아 돌봄에 대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강동구의 도시농업 정책과 마을공동체 사업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
“주민들과 만날 때 주민자치 사업 같은 경우에는 좀 각을 세워서 말씀드렸다. 강동구는 주민자치나 도시농업 등 박원순 시장의 시책에 상당히 부합하는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펼친 곳이다. 단순히 돈이 많이 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산 대비 그만한 효율성이 있었는지, 주민자치가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나 기회를 제공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텃밭 분양 수준에 머물고 있는 도시농업은 개선이 필요하다. 도시농업을 대도시 서울에 걸맞은 규모로 스마트 농업의 본보기가 되게 하고, 강동구 경제에 일조할 수 있도록 재창조할 계획이다. 또 마을공동체 사업과 유사한 사업이 다수 있다. 마을잇기, 마을두드림, 주민자치, 주민참여예산 같은 유사한 사업들에 연간 50억원 넘는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이런 유사 사업들을 통폐합해 예산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임기 초반인데, 구정과 관련한 각오를 한 말씀 하신다면.
“나날이 발전하는 강동구의 모습으로 구민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글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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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윤석열 대통령후보 여성본부 대변인단장, 국민의힘 강동갑 당협위원장 △43회 사법시험 합격, 이수희 법률사무소 대표 △강릉여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1970년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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