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이달 중에 재유행 정점..20만 명 넘지 않을 듯"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2. 8. 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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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재생산지수 1.13으로↓.."정체기後 겨울 재유행 예상"
백경란 "오미크론 치명률, 독감 10배..한국은 가장 낮은 축"
'표적 방역' 관련 "집단별로 근거 갖고 대응하겠다" 동어반복
4일 오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위중증 환자는 310명으로 두 달 반 만에 300명대를 기록했다. 황진환 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과 관련해 이달 중에 예상되는 정점 구간에서 최대 20만 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치가 1 이상일 때 '유행 확산'을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Rt)는 1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 1.13으로 하락세…"11만~19만 내 정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4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청 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그간 한 3주간 1주일마다 2배씩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지난주부터는 천천히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꺾이면서 당초 예상했던 25만보다는 낮은 수준인 20만 명 이내 수준의 환자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이달 3일 기준으로 한 확진자가 주변의 몇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13을 기록했다.

1 미만일 때 유행 억제를 뜻하는 이 지표는 지난 6월 말부터 5주째 1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둘째 주(7.10~16) 1.58까지 치솟았다가 지난주(7.24~30)에는 1.29로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Rt값이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당국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하'로까지 낮아져야 증가세가 꺾이고 비로소 감소세가 시작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면역 감소인구의 증가와 신규 변이의 출현, 휴가철을 맞아 늘고 있는 이동·모임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유행국면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겨뒀다.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둘째 주 1.58까지 올랐다가 서서히 감소 중이다. 지난달 31일~이달 3일 기준 1.13까지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백 청장은 질병청과 가천대 의대 연구팀의 전망치를 제시하며 "양쪽 연구에서 모두 20만 이내에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간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질병청과 또 함께 연구를 하고 있는 여러 수학분석그룹에 따르면 8월 중 정점이 올 거라는 의견이 다수"라며 "높아진다 하더라도 약 11만~19만, 중앙값 정도로 본다면 한 15만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유행으로 모든 유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유행이 다시 감소한 이후 일정기간 정체기를 맞을 것"이라며 "그 다음에 겨울에도 또 한 번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도 "그동안 유행이 발생한 주기나 간격을 고려한다면 겨울철 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 남반구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가을·겨울철에 코로나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유행할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대응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과 가천대 의대팀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내놓은 향후 유행 전망치. 연구팀들은 이달 중 11만~19만 명 내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한국, 오미크론 치명률 OECD 최저…거리두기 효과 거의 사라져"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 개인의 '자율 방역'에 무게를 두는 정책방향의 근거를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간 정부는 일률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다중시설의 영업제한 및 사적모임 인원을 규정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중증·사망 최소화'에 집중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방대본은 먼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 당시 데이터를 토대로 인플루엔자(계절 독감)의 치명률을 0.016%로 제시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내놓은 수치도 0.02%로 비슷하다.

반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기준 중간값으로 0.22% 정도다. 독감의 약 10배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 출현 이후 일반 의료체계로 대응 태세를 전환하면서, 향후 독감과 같이 코로나19를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백 청장은 "우리나라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04%로 스위스 등과 함께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또 인구가 5천만 명 이상 되는 주요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입원율과 중환자실 입원율 모두 최저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은 '아워월드인데이터'의 통계를 인용해 국내 신규 입원율 및 중환자실 재원율이 OECD 국가와 인구 5천만 이상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방대본 제공


하지만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나간 이후 한때 1만을 밑돌았던 신규 확진자는 재유행 이후 10만을 넘겨 일본, 뉴질랜드 등과 함께 OECD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구 5천만 이상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함께 최고치다. 백 청장은 "우리가 비교적 일상에 제약이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오미크론 등장 이후 백신의 중증·사망 예방효과는 유지되는 반면 감염예방효과는 다소 낮아진 것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인구 대비 사망률은 OECD 최저 수준으로 5천만 이상 국가 중 두 번째로 낮다는 점을 들어 "높은 백신 접종률과 효율적 의료체계가 중증환자·사망자를 강력하게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때까지만 해도 누적 치명률이 1%에 가까웠던 코로나19의 치사율이 오미크론 우세종화 이후 10분의 1 수준(0.1%)으로 급감한 사실도 강조했다.

백 청장은 바이러스의 높아진 전파력에 비례해 거리두기의 효과는 무색해졌다며 "오미크론 전까지는 다중시설의 영업을 1~2시간이라도 조정하는 것이 유행 차단에 효과가 있었지만, 이후로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에 유행 조절효과는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표적방역'=고위험군 집중관리?…기존 지침 감안하면 '동어 반복'

지난 3일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냉풍기와 대형 선풍기로 덕위를 식히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 6개월여 만에 2천만 명을 돌파했다. 황진환 기자

정부는 전날 같은 맥락에서 '표적방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시설·집단에 방역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없어 '간판'만 바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방대본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관련 질의에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저희가 기존에 추진해 왔던 방역정책의 방향과 다르지 않다"며 "고위험집단 등 인구집단의 특성에 따라서 보다 정밀한 분석을 통해 방역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 또한 "감염취약시설 보호를 위한 여러 체계를 좀 더 촘촘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요양병원·시설 등은 접촉면회 금지 등 이미 강화된 방역지침이 적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동어 반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당국은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등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 역시 '표적 방역'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 중앙 차원의 별도 지침은 없다고 전했다. 백 청장은 "국가에서 어떠한 정책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병원 특성을 고려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수칙을 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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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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