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본질은.." 현직 의사, 실명 호소

2022. 8. 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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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병원 내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숨진 사건을 두고 국내 한 뇌혈관외과 교수가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가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는 지난 3일 해당 사건을 다룬 유튜브 뉴스 영상 댓글을 통해 "댓글들을 보니 그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 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인 것에 공분해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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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 신경외과 교수가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실명으로 입장을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병원 내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숨진 사건을 두고 국내 한 뇌혈관외과 교수가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가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는 지난 3일 해당 사건을 다룬 유튜브 뉴스 영상 댓글을 통해 “댓글들을 보니 그 큰 병원에 수술 집도할 의사가 학회, 지방 출장으로 부재중인 것에 공분해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많아, 나이 50대 중반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 교수는 “그 큰 아산병원도 뇌혈관외과 교수는 2명밖에 없다”며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히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 있는 뇌혈관 의사가 날밤을 새우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거의 없다”고 했다. 그나마 큰 대학병원엔 뇌혈관외과 교수가 2~3명이라도 있지만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간호사 사고 당일) 아산병원 뇌혈관외과 교수 한 분은 해외 학회 참석 중이셨고 또 한 분 은 지방 출장 중이셔서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닌, 뇌혈관 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색전술로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없었다”며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병원에 없으니 환자를 살려보려고 수소문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큰 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2명이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 서서 근무했다”면서 “나이 50 넘어서까지 인생을 바치며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뇌혈관 외과의 경우 수술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의료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며 “이로 인해 자라나는 젊은 의대생들의 지원이 낮고 대부분 척추 전문의가 되거나, 머리를 열고 수술하지 않는 내혈관내시술 의사의 길을 선택해 40대 이상의 실력 있는 뇌혈관외과의사는 고갈돼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 교수는 끝으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 누구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내는 식이 아니라,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 있는 후학을 양성할 제도 개선이 근본 대책”이라면서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 의사도 목소리를 낼 테니 국민들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A씨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당시 수술할 전문의가 없어 색전술 등 응급처치를 받은 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6일 만에 숨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 조사를 4일 오전 시작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실제 어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대해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초기 처치에서 전원(병원 이송)까지 과정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지자체 행정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애초 이번 사안이 응급·외상 분야 의료인력 부족, 만성적인 저수가 등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복지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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